노무현 전 대통령이 760분간 검찰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 신분이었다. 4월30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간 노 전 대통령은 이튿날 새벽 2시10분 청사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와 지지자들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조사가 시작될 무렵 노 전 대통령은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 질문하며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썼지만, 피의자 신문조서상에는 ‘피의자’로 적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검사들을 ‘검사님’이라고 불렀다. 당시 상황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은 (질문에) 짧게 답하다 간혹 길게 진술했다”며 “‘아니다’, ‘맞다’, ‘기억이 없다’는 답변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가 완료되기 직전 박연차 회장과 1분 동안 만남을 가졌다. 760분 동안 검찰이 무엇을 밝혀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어쨌든 노 전 대통령에게는 박 회장이 대면한 1분이 나머지 759분에 견줘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임이었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또는 곤욕스러운 경험을 하는 순간에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날이 밝자, 노 전 대통령 변호인 쪽과 검찰은 박연차 회장이 대질을 원했는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맨위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가 가라앉지 않는 이유

‘천공 관저 의혹’ 부승찬·김종대 무혐의…검찰 “오인할 이유 있어”

박지원 “당권·대권 눈먼 장·안·나·한…‘북풍 조작당’이 용공음해”

일해서 돈 벌면 기초연금 못 받나요?…연금제도 세대별 Q&A

27살엔 아들 위해, 51살엔 올림픽 꿈 바라보며…엄마는 또 날아올랐다

재일동포 홍유순, 농구 금메달에 활짝…“롤모델 허미미 언니도 금 따야죠”

민주 “검찰 개혁, 이 대통령이 국민 속였다? 유시민 과유불급…억지주장 말라”

39차례 ‘민원 취소 요구’, 순찰 중 ‘스케치북 고백’…“경찰관 강등 정당”

‘가능한 사랑’은 왜 넷플릭스로 갔을까…정부 지원사업 뜯어보니

‘빅딜’ 없었던 미·중 정상회담…화려한 의전 속 ‘관리된 휴전’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