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커피. 한겨레 자료
→음, 고종이 우리나라 최초로 커피를 마셨던 사람이군요. 저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였는데, 이다혜님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니,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꾸벅) 참고로 저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갓 추출한 에스프레소 향을 음미하다가 적당히 식으면 ‘원샷’ 해버리는 거죠.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집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물론, 그보다 좀더 간단히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모카포트도 없기 때문에 그냥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편입니다.
고종이 마신 커피도 아마 에스프레소 방식은 아니었을 겁니다. 문헌상으로는 고종이 1896년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기록이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각종 언론보도에 소개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러시아 공사는 커피 열매를 건조하여 잘 으깬 다음 끓인 물을 놓고 맛있게 만들어서 고종 황제에게 진상하였다.” 커피는 그때부터 궁중의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고 하는데, 그 이상의 구체적인 정보는 없습니다. 어쨌든 고종이 마신 커피가 에스프레소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01년이었거든요. 물론 상용화된 것은 그보다 훨씬 이후였겠죠.
2005년 강준만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와 함께 커피의 사회사를 담은 책 를 펴낸 ‘커피 마니아’ 오두진씨에 따르면 이런 기록도 있습니다. 이서구씨라는 원로 다인(茶人)이 1973년에 쓴 이라는 책 내용의 일부입니다. “내가 커피 맛을 본 것은 대한광무연간(1897~1907)이었으니 한 옛날 일이다. 내 조부가 승지 벼슬을 지낼 때였다. 승지란 황제의 비서였으니 높은 벼슬은 아니더라도 궁중에서 내리는 하사 물건이 많았는데 그중에 커피가 있었다. 그때 내가 맛본 커피는 각사탕 속에 든 것으로 물을 끓여서 차종에 담고 게다가 각사탕 두세 개를 넣으면 사탕이 녹으면서 속에 들었던 커피가루가 우러나게 마련이다.”
그렇습니다. 각설탕 속에 커피가 들어 있었다는군요. 이건 모르셨겠죠. 관련 내용을 좀더 찾아보니 1994년 8월31일 평화방송에서 방송된 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고종 19년(1882)부터 구미 각국과 수호조약을 체결하면서 커피가 외국 사신들에 의해 우리 궁중으로 처음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때의 커피는 각설탕 속에 커피가루를 넣은 것이었다.”
남은 문제는 ‘커피가루’인데요, 적어도 요즘 볼 수 있는 동결건조 방식의 인스턴트 커피는 아니었을 겁니다. 이 방식의 인스턴트 커피가 상용화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거든요.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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