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4일 저녁, 732호에 나온 ‘유가환급금, 돈 받고 성내는 이유’라는 기사가 두 개의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동시에 걸렸다. 기사는 서민에겐 ‘유가환급금’이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찔끔 환급해주면서(그나마 세금을 안 낸 사람들은 받지도 못한다), 부자에게는 화끈하게 세금을 깎아주는 것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이날 밤 두 포털에 올라온 댓글을 읽어봤다. 확 차이가 났다. ㄱ포털엔 429개 댓글이, ㄴ포털엔 240개 댓글이 따라붙었다. 똑같은 기사였지만, 놀랍게도 내용은 홍해가 두 쪽으로 나뉘듯 갈라져 있었다.
두 사이트에서 추천 또는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을 중심으로 봤다. ㄱ포털에선 ‘한걸레 신문은 왜 이리 불만이 많은가-기사만 보면 온통 부정적인 기사뿐이네’(공감 54), ‘한겨레 역시-뭐든 다 현 정권이 하는 게 맘에 안 들겠지만 장애우 LPG 할인도 없애버린 노무현은 이런 것도 안 주었다’(공감 46), ‘3줄 정도 읽다가 신문사 확인됐다-역시 생각대로다….ㅋ, 난 그거라도 주니 존나 좋구만….ㅋ’(공감 40) 등이 올라왔다.
ㄴ포털은 달랐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이런 생각을 나만 했던 것이 아니로구나.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안 받고 싶었다. 차라리 항의하고 싶었다’(추천 105), ‘지금 내 솔직한 심정을 말해줄까-이대로 우리나라가 부도나고 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책임을 물어 이명박이 하야하고 정치판을 깨끗하게 포맷한 뒤에 완전 새로 썼으면 좋겠어’(추천 89), ‘정부 정책이 나와도 읽어보지 않습니다―차라리 네티즌들의 댓글이 더 현명하고 현실성 있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추천 80) 등이 올라왔다.
물론 ㄱ포털에서 기사를 지지하는 댓글도 여럿 됐고, ㄴ포털에서 기사를 비판하는 댓글도 여럿 있었다. 두 포털이 이념적으로 분화되고 있는지, 댓글을 전문으로 쓰는 정치권 알바들이 특정 사이트를 선호해 바람잡이를 하는지 모를 일이다. 포털 쪽에서 IP 추적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정혁준 기자 blog.hani.co.kr/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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