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font color="#216B9C">귀 막은 중국. 중국 국가해양국 직속 해양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사이트</font> ‘해양신식망’이 계속 말썽이다.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는 중국 영토”라는 문구를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은 뒤인 8월13일 지웠다가 하루 만에 다시 복구시킨 것이다. 말 그대로 이어도는 중국 땅이라는 아주 단순한 얘기다. 신식망이 아니라 ‘구식망’에 가까운 이 사이트는 지난해 12월에도 “쑤옌자오는 중국 영해와 200해리 경제수역 안에 있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도가 한국의 마라도에서 서남쪽 149km, 중국의 동도에서 북동쪽 250km, 일본의 조도에서 서쪽 275km 떨어져 있어 한국에서 가장 가깝다는 사실은 애써 무시한다. 돌섬인 이어도의 최정상이 항상 바닷물 표면의 4.6m 아래 잠겨 있어 국제법상 영토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도 모른 척한다. 대한민국 전국에 113개나 있는 횟집 ‘이어도’들이 성낼 일이다.
<font color="#216B9C">올림픽이 막은 귀. 김경아의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커트(깎아치기),</font> 박태환의 위력적인 돌핀킥, 이현일의 우아한 스매싱에 한반도가 푹 빠진 한 주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과 거센 관중의 환호에 눈과 귀가 정신 차리기 쉽지 않았다. 덕분에 소홀히 넘긴 뉴스는 중국의 ‘이어도 절도 미수 사건’만이 아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정권의 공영방송 탈취 기도 사건, 서초동에서 일어난 대통령 부인 사촌언니 봐주기 사건, 태평로를 장식한 경찰의 촛불시위대에 대한 물대포 목욕 뒤 구타 사건, 그리고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까지…. 그러다 보니 ‘금메달 1개 딸 때마다 MB 정권 지지율 1% 올라간다’는 탄식마저 저잣거리를 자맥질했던 것이다.
<font color="#216B9C"> 귀 얇은 대통령. 2MB는 광복절 축사에서 기어코</font>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건국의 동의어이고, 지나간 60년이 “성공의 역사”라고 규정했다. 까이꺼, 좋다. 대통령이 기어코 그렇게 생각하겠다면야….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머리를 스친다. 이게 대통령 생각인지, 데마고그의 얇은 귀를 넘어들어온 남의 생각인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인데, 몇 년 전부터 뉴라이트 같은 단체들이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좌파의 자학사관이 문제” 운운하며 거품 물고 떠들던 얘기랑 매우 닮았다. 2MB가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이던 1964년 3월24일 한-일 수교를 반대하기 위해 현재 서울시의회 건물에 있던 국회의사당을 점거하던 때도 “올해가 건국 16년째”라고 생각했을까? 대통령이 말하는 ‘민주’와 일반 시민의 ‘민주’는 왜 이리 다른 것일까? “선진 일류국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기본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데 왜 대통령과 그 아래 영혼 없는 이들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의 정신과 집회와 시위는 허가제로 운영하지 않는다는 등의 헌법 조항을 무시하고 현행 방송법에 없는 한국방송 사장 면직권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설혹 기분 나쁘더라도, 대한민국을 하나님에게 봉헌하는 일만은 해선 안 된다. 나 같은 무신론자는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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