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명박산성이 생기기 전 전경버스가 광화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모여든 사람들은 전경버스를 열심히 꾸며주었다. 틈을 잘 찾아내 촛불을 나란히 밝혀주었고, ‘님 좀 짱인 듯’ ‘잠 좀 자자’ ‘내가 바로 왕세자다’란 글도 휘갈겼고, ‘불법주차’ 딱지도 여러 장 붙여주었다.

“이 차량은 아래와 같이 불법 주차하였기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큰 차량은 혼자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배후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습니다.” 그 밑의 위반 내용은 “배후세력의 사주를 받은 죄,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음, 공권력을 가장한 불법 집단의 영향을 받고 있음, 국민들의 통행로를 가로막고 있음, 신자유주의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 죄- 단속자: 이 땅의 양심적인 민중(인)”.
불법주차 타격대가 떴다. 그날은 불법주차 버스에 교복 남학생이 그려진 종이 프린트물이 눈 높이에 나란히 자리잡고 펄럭이고 있었다. 여러 명이 나란히 서서 남학생 프린트 위치에 손을 대고 두드려대고 있었다. ‘불법주차 차 빼라’ ‘협상 무효 고시 철회’ 구호에 맞춰서. ‘확성기녀’가 한 분 등장하셨다. “엄마들만 나와라!” 자신들만의 장난에 빠져 있던 사람들은 재밌는 거리를 발견한 듯 킥킥거리며 함께 외쳤다. “엄마들만 나와라!” 엄마들이 쭈삣거리며 나와서 전경버스를 두들겼다. 다음 구호는 “아빠들만 나와라!”였다. 여기저기서 한 명씩 나와 일렬로 섰다. 차례로 구호가 나왔다. “고딩들만 나와라!” “중딩들만 나와라!” “아이들만 나와라!” “넥타이만 나와라!”
두드리고 싶었다. 처음에 그냥 열심히 두드리던 직장 동료 아가씨는 ‘고딩들만 나와라’에 헤집고 들어갔다. “왜 넥타이만 불러.”
신문에도 넥타이 부대는 떴다. ‘6·10항쟁 21주년 ‘넥타이 부대’ 촛불 합류’() ‘넥타이 부대 촛불 들었다’() ‘이젠 넥타이 부대가 나선다’() 넥타이는 누구인가. 남자 화이트칼라? 맨 애들 별로 없던데. 넥타이는 다 풀어놓고 오던데. 국장님이나 사장님만 매던데. 21년 전 등장한 ‘넥타이 부대’ 용어는 한참이나 쉰 냄새가 난다. ‘부대’도 군대식 아닌가. 별로 까칠하지 않은 직장인 여자들이 버스 한번 두드리고 싶어서 머리에 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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