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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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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핫라인’ 3종 세트

등록 2008-03-28 00:00 수정 2020-05-03 04:25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이명박 대통령님, 경제 기업들과의 ‘핫라인’을 개통하셨다면서요. 직접 휴대전화로 통화하시는 전화라면서요. 핫라인 경쟁이 공천만큼 뜨거웠다는데, 102개 기업에만 전화번호 알려주셨다고 하대요. 이명박 대통령님을 위해, ‘핫라인 3종 세트’ 구성해보았습니다. 최신 휴대전화로 그냥 하시겠다고요? 최근 배터리 불량으로 타버리는 가전제품 이야기 못 들으셨어요? 이천 화재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의 노트북 가방에선 노트북이 타버리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삼송 노트북 배터리도 녹아내렸어요. 베개 위에다 올려놓고 컴질을 하다가 김이 모락모락 났대요. 무슨 노트북 배터리냐고요? 음, 확인은 안 됐으나 그 배터리가 그 배터리 아닐까요? 배터리 안에 있는 전지가 강한 충격을 받거나, 네, ‘고온’에 노출되면 전해액이 흘러나와 불이 난다고 합니다. ‘핫라인’ 휴대전화기를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잠잘 때에도 머리맡에 둔다고 하시던데…. 베개에 배터리 불붙는 장면이 떠올라서 우리, 국민들, 잠이 오겠습니까. 꼭 이 세트 상품 써보세요. 이것저것 해달라고 전화통에 불 날 텐데요. 그리고 이번에 개통하시는 것이 ‘핫’라인이잖아요.

세트 구성 첫 번째 상품은 ‘방수 전화기’입니다. 국내에는 몇 제품 개발되어 있지 않은데요. 전화기 불날 때마다 물에 넣어 식힐 수 있어서 효과적입니다. 그냥 비닐만 씌워서 방수입네 하는 전화기와 질적으로 다른 완전 코팅 전화기입니다. 세트 상품 두 번째는 전화기 불났을 때 신속하게 뿌릴 수 있는 ‘전화기 전용 소화기’입니다. 이 앙증맞은 크기를 보세요. 한 손에 쏙 들어오지요? 가끔씩 입에 불날 때 뿌려도 좋습니다. 세트 구성 세 번째 상품은 ‘온도 감응 경보기’입니다. 누가 뭐래도 두꺼비가 온도를 잘 알지요? 제일 맛있는 온도일 때 색깔이 변하는 것처럼 딱 폭발할 시점이 되면 ‘빨간 두꺼비’로 변한답니다. 여기에 단 한 번의 기회! 보너스 상품을 드립니다. 컬러링으로 원타임의 . “핫 뜨거뜨거 핫~” ‘뜨거운 대화’를 나눌 때의 배경음악으로도 좋습니다.

근데, 이 핫라인 전화번호 알려질까 안달복달하던데, 저는 알고 있는데, 알려드려도 괜찮을까요? 이명박님 번호는…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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