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누드[nud] 명사. Nude

회화, 조각, 사진, 쇼 따위에서 사람의 벌거벗은 모습. BC 5세기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도 알몸의 아름다움이 발견되나 ‘누드’라는 미술 용어는 중세시대를 통과한 뒤에 나왔다. 인간의 나체가 예술 소재의 중심에 있음을 천명한 누드는 르네상스 시대에 인체의 비례 체계를 확립시켰다. 이후 관능, 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누드는 현대에 오면서 페미니즘, 동성애와 같은 사회적 담론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기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1살에 일본에 건너가 30년 가까이 볼모 생활을 했던 조선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은 누드 그림에 심취했다. 일본 아카사카의 자택 근처에 있는 고급 요정에서 일본 기생을 모델로 그린 그의 작품들이 1990년대에 일부 공개됐다. 한국 최초의 서양 여성 화가 나혜석의 대표작에도 누드화가 있다. 그는 파리에 체류하는 동안 누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한 뒤 당당하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고자 누드화를 그렸다.
누드는 일차적으로 ‘여자의 몸’을 지시한다. 존 버거는 책 (Ways of Seeing)에서 ‘네이키드’와 ‘누드’를 구분하면서 서양 누드화를 비판한다. 이는 광고 이미지에도 적용된다. ‘네이키드’(naked)가 벌거숭이가 된 자연스러운 상태라면 ‘누드’(nude)는 관람자의 시선을 전제로 발가벗겨진 상태를 의미한다. 비유럽권 작품은 성적 매력을 강조할 때 남녀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서양 유화는 여성이 벗고 누워 정면을 본다. 서양 누드화의 주인공은 그림 속에 나오는 여성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대략) 남자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누드 사진은 한 명의 관람자를 위한 사진이었지만 에, 그리고 주요 일간지 사이트 메인 화면에 올라가며 다수의 관람자를 확보하게 됐다. 그림 속 인물의 실체는 흔적 없고 그림을 가져온 자가 관람권을 판다. 관람권은 ‘더 많이, 더더 많이’를 외치며 퍼날라진다. 인터넷 신문, 연예인, 광고. 누드는 시선을 먹고 싶은 자들의 현대적 제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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