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던 복합상영관이 최근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심야영화 상영 시간에 출입구를 여기저기 막아놓아 영화를 보고 나온 관람객 수백 명이 건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불편을 겪게 했기 때문이다. 영화관의 무책임한 행태는 한 누리꾼이 제작한 동영상(UCC)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판도라TV, tv팟 등에서 각각 60만, 15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이 들끓자, 지상파 방송과 뉴스 전문 케이블방송도 UCC를 편집해 보도했다. 이용자 제작 고발 콘텐츠의 힘을 확인시켜준 또 하나의 사건이다.

5분22초짜리 이 동영상은 지난 8월4일, 출구가 막힌 경기도 광명의 한 복합영화관에서 관객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출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상황을 잘 요약한 자막이나 출입구와 관객 수를 대비시켜 만든 그래픽과 편집 솜씨도 수준급이다. 이쯤 되면 UCC뿐만 아니라 제작한 이도 ‘뜰 만’하다. 주인공은 서준범(21·경희대 국제경영학3)씨로 개인 방송국(JBS)도 운영하면서 ‘말가면 클럽’ 등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이미 꽤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혼자서 전국을 돌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8월10일 오후 현재 위치는 전남 순천.
동영상을 올린 뒤 영화관 반응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리자마자 전화가 왔는데 사과하며 삭제해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개인적으로 사과받고 말 일이 아니라 불편을 겪은 다른 관객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누리꾼 댓글을 보니까, 다른 복합상영관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특정 영화관만 비판을 받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고쳐졌으면 좋겠다.
평소에도 이런 UCC를 통해 사건 고발을 한 적 있나?
=UCC를 많이 만들었지만 대부분 웃고 즐기는 내용이었다. 이런 고발성 UCC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까지 호응이 클 줄은 몰랐다. 기획을 따로 한 것도 아니고, 관객으로 불편을 느껴서 곧바로 카메라에 담아 개인 홈피에 올린 것뿐이다.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뉴스에서도 편집해서 보도했는데….
=내가 여행 중이라서 챙겨 보지 못했는데 누리꾼들이 여기저기 퍼나르고, 방송사에도 제보를 한 모양이다. 어차피 다른 누리꾼들이 퍼나르는 걸 용인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일부 매체는 사전에 동의도 구하지 않고 콘텐츠를 사용해 좀 아쉬웠다.
앞으로 영상 제작 관련 일을 할 생각인가?
=대학 방송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PD가 되는 게 꿈이다.
전화를 끊기 전에 살짝 물었다. “혹시 UCC 사용료는 좀 받으셨어요?” “아니요, 저야 제 UCC에 관심을 가져주면 그저 반갑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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