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미국에 이 있다면, 영국엔 라는 쇼프로그램이 있다. 둘 다 ‘보통 사람들’이 마음껏 재주를 뽐낼 수 있게 무대를 내주는 TV 프로그램이다. TV만 켜면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들의 화려함에 식상한 시청자에게 ‘보통 사람들’의 신선함을 내세워 호응을 끌어낸다. 이때, 흥행 필수요소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놀랄 만한 재주가 있으되, ‘감동’을 줘야 한다. 단순히 화려하거나 튀는 것만으로는 ‘대박’이 터지지 않는다.
최근 영국에서는 의 지난 6월9일 방송분에 출연해 오페라를 부른 폴 포츠라는 40대 남자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휴대전화 판매원이라는 평범함에 오페라 가수 뺨치는 노래솜씨가 더해져 대중을 감동시켰다. 이 감동이 국경 없는 인터넷의 파도를 타고 한국으로 건너와 누리꾼들을 사로잡고 있다. 폴이 9일 방송분에서 를 불러 준결승에 오른 데 이어, 6월14일 준결승에서 를 불러 승리하는 동영상까지 블로그와 블로그를 타고 퍼져나가고 있다.
“우울한 인상의 남자가 나와 ‘오페라를 부르려 합니다’라고 했을 때 심사위원들의 얼굴은 ‘그냥 대충 끝내고 들어가세요’였다. 노래가 흘러나오자 시간이 멈췄고, 그가 마지막을 장식하고 나서야 시간이 다시 움직였다. 노래가 끝난 그 자리엔 사람들의 환호와 갈채가….”(큰 솥에 사막의 아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래 듣다가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나왔다. ‘나는 자신감 결여’라고 써붙인 듯한, 보는 사람까지 불안하게 하는 얼굴을 하고 저런 노래를 할 줄 몰랐다. 놀라운 재능이다.”(여왕님의 넋두리) “파바로티도 보험외판원 하다 성악가가 되었죠. 이분도 꼭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네요.”(freeverse)
한 누리꾼은 이렇게 꼬집기도 했다. “폴이 우리나라 쇼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의 시뮬레이션. (폴의 노래가 한 소절 나올 때 갑자기 음악이 뚝 끊어진다. 사람들 대강 박수친다.) 사회자: 네~ 노래 잘 들었습니다. 아~ 목소리가 참 좋네요. 근데 혹시 다른 개인기 없나요? 춤이라든가….”(Saga)
폴이 쇼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했을 때 한 심사위원은 그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 “막 작은 석탄 조각 하나를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이아몬드로 변화할 것이다.” 폴이 누리꾼들을 감동시키고, 누리꾼들이 폴을 ‘다이아몬드’로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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