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font color="red">자전거</font>[ζaζ∂g∂] 명사.
안장에 앉은 채로 다리로 페달을 굴려 앞으로 나가는 이동수단. 좌우 양발로 페달을 차례로 굴리는 동력이 체인으로 연결된 바퀴로 전달되어 자전거와 거기에 탄 몸이 앞으로 나가게 된다. 오직 전진만이 있다. 후진은 불가능하다. 과하게 후진시키게 되면 체인이 꼬인다. 양병집이 밥 딜런의 노래를 개사해 김광석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라 노래했다. 묘기용으로 제작된 것에서 바퀴 한 개짜리가 있으며, 넘어지지 않도록 뒷바퀴가 두 개인 세발자전거가 있다. 드물게 노래의 ‘상상’은 뒷바퀴에 보조바퀴를 두 개 단 청소년용 자전거에서 이루어진다.
‘자전거 레이서’ 김훈은 에서 몸으로 밀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의 정직한 메커니즘을 찬양한다. 그리하여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같은 물건임에도 ‘탈것’과 ‘팔것’은 천지 차이다. 비토리오 데 시카의 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난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한 주인공이 돈을 빌려 자전거를 사지만 이내 잃어버린다. 아들과 자전거를 찾으러 나선 그는 자신의 자전거를 훔친 젊은이를 찾아내지만 도둑은 자신보다 더 가난한 간질환자다. 2007년 한국에서도 비극의 ‘자전거도둑’이 나타났다. 강아무개(42)씨는 쇠톱으로 열쇠를 끊고 자전거 석 대를 리어카에 싣다가 단속원에게 걸렸다. 고물자전거는 다 팔아봤자 1만원이 채 안 되는 것이었다. 강씨는 경찰서에서 아들에게 소시지를 사주려 했다고 말했다. 폐품 수집으로 하루 3천원을 벌어 생활해온 강씨는 아들이 소시지를 먹고 싶다고 하는데도 들어줄 수 없자 자전거를 훔치러 나섰다. 그는 지난 2000년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5년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고 5천만원의 빚을 졌다. 부인은 집을 나갔으며 그는 지하 단칸방에서 초등학생 남매와 살고 있었다(SBS 8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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