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인터넷 스타] 천원과 만원

등록 2007-03-08 00:00 수정 2020-05-03 04:24

▣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새 돈을 두고 말이 많다. 경제가 중요한 만큼 돈의 모양새도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너무 작아서 애들 은행놀이에 쓰는 가짜 돈 같다’ ‘블루마블 게임에 쓰는 돈 같다’고 가볍게 꼬집기도 하지만, ‘시각장애인용 표시가 불분명하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다. ‘사과상자’에 질려버린 국민들, “국회의원들 사과상자에 돈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작게 만든 거 아니냐”는 ‘음모론’도 내놓는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새 돈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맞장구를 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집중적으로 ‘성토’를 받는 대목이 천원짜리와 만원짜리가 색깔이 비슷해서 구분을 잘 못한다는 거다.

이런 불만이 고스란히 인터넷으로 옮겨가 누리꾼들이 마침내 ‘돈 바꿔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이 싸이월드 ‘이슈공감’이라는 코너에 ‘새 지폐 천원, 만원 비슷해서 헷갈린다. 바꿔줘’라는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편의점에서 일하는데 노인분들이 자꾸 천원짜리를 만원짜리로 착각해서 낸다”는 이유를 댔다. 누리꾼들은 이 의견에 실감나는 사례를 보태며 공감을 드러냈다. ‘김정근’님은 “아,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그런 사람 많나 보네. 여긴 약간 어두운 곳인데 조명 밑에서 보면 진짜 구분이 잘 안 된다”고 했다. ‘문용우’님은 “얼마 전 택시를 타고 집에 오던 중 기본요금 1800원을 내려다가 2만원을 내고 잔돈 200원을 받았다. 그때의 암담함은…”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버스 타면서 ‘천원짜리 내려다 만원짜리 냈다’는 주머니 가벼운 청소년들의 경험담은 그야말로 ‘안습’이다.

광고

이처럼 피해자들이 즐비하다면 반드시 ‘부당이득’을 취한 이들이 있기 마련. 몇몇 양심 있는 ‘가해자’들은 가벼운 ‘범죄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설날에 어린 조카들에게 세뱃돈으로 천원짜리 주면서 만원짜리 주는 양 행세했다’는 삼촌의 고백은 웃으며 봐줄 만하다.

물론 ‘새 돈 다시 바꾸자’는 제안에 모든 누리꾼들이 공감하는 건 아니다. “아예 검정, 빨강으로 해야 되겠냐”거나, 심지어 “색맹이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300명 가까운 누리꾼들이 새 돈의 상태를 점검하고 ‘거취’에 대한 발언을 했는데 누리꾼 ‘김준현’님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말았다.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안 헷갈리겠어요? 좀더 기다립시다. 적응될 때까지.” 이름하여 ‘모·범·답·안’.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광고

4월3일부터 한겨레 로그인만 지원됩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소셜 댓글 삭제 및 계정 관련 궁금한 점이 있다면, 라이브리로 연락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