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역시나 다이내믹 코리아다. 잠시 해외에 있다 왔더니, 어느새 바보가 됐다. 한 주간 뉴스를 되감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또다시 무슨 말을 했다는 말인가. 정다빈 언니의 불행과 하리수 언니의 결혼 발표도 희비의 쌍곡선을 그린다. 국내외 정세도 하루아침에 변해서, 북핵 문제는 언제 갑자기 비관에서 낙관으로 반전됐단 말이냐. 어찌나 변화의 속도가 빠른지 어질어질한 나라, 다이내믹 코리아! 국정홍보처는 슬로건 하나 ‘지대로’ 지었다. 돌아온 코리안은 뉴스를 빠르게 되감기하다가 잔상으로 남는 암호를 발견했다. 인센티브 코리아!
김유찬씨는 위증의 대가로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급 방식도 인센티브답게 1억2천여만원을 20여 차례에 걸쳐 나누어 받았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녹음 테이프도 등장했는데, 1989년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이후에 거짓말에 테이프가 등장하는 것은 하나의 관습이 되었다. 물론 의혹의 드라마에는 복선도 깔려있다. 김유찬씨가 폭로의 대가로 또 다른 인센티브를 노린다는 관측이다. 어쨌든 폭로의 약발을 받았는지 대선후보 지지율이 요동친다. 역시나 다이내믹 코리아!
정말로 철저한 인센티브 제도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의 당사국들은 말한다. “니들이 하는 거 봐서 줄게.” 그리하여 북한은 앞으로 핵 폐기 조치 수준에 따라서, 못하면 5만t 잘하면 100만t의 중유를 공급받는다. 사회주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인센티브 제도에 따른 계약을 받아들인 것이다. 어쩌나 계약 방식이 참으로 신자유주의적이다. “니가 하는 걸 보고 월급을 올려주거나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자르겠다).” 요즘 평범한 사장님들이 가련한 신입사원들에게 내미는 계약서 아니던가. 억울해도 어쩌나 도장을 찍어야지,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사우스 코리아에도 억울한 분이 계시다. 자신을 ‘유연한 진보’라는 철 지난 90년대 유행어로 포장하신 분이다. 그분의 심경 고백을 읽으며 한편으로 공감한다. 오늘날 지구에 자신이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주장)하지만, 신자유주의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던가. 보수에게 손가락질당하고, 진보에게 욕먹는 나름대로 억울한 정치인이 한둘이던가. 그들의 변명은 한결같지, 니들이 해봐라! 그렇다. 당신의 주장대로, 당신의 탓만은 아니고 시대가 그렇다. 하지만 아는데 ‘짱난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다빈이 언니도 인센티브 제도의 희생자인지 모르겠다. 인기에 따라서 천양지차 인센티브가 좌우되는 비정규 연예인의 불안이 그의 영혼을 잠식하지 않았을까. 철밥통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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