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양복을 입은 4명의 남자가 음침한 ‘하우스’에 모인다. 모두 한가락씩 할 것 같은 얼굴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손놀림으로 카드를 섞고는 “형님, 한판 붙어봅시다”라며 게임을 시작한다. 바로 진정한 사나이들의 게임 ‘브루마블’.
온라인 동영상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경북대학교 학생 이시몬(26)씨의 동영상이다. 배급사(?)는 ‘동네오빠엔터테인먼트’이고 제목은 ‘8살부터 관람가능한 타짜’이다. 동네오빠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씨가 친구들인 김용준, 김정규, 박민준씨 등과 함께 직접 찍은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이 싸이월드에 올라가자 16만이 넘는 조회 수와 5천 건 이상의 추천을 기록했다.
‘대박’의 비결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절묘한 패러디다. 영화 의 한 장면처럼 속임수를 쓰는 상대의 손을 멋지게 낚아채고는 ‘뿅망치’로 응징하는 장면이라든가, “한 대 빨고 올까” 하면서 밖으로 나가서 막대사탕을 꺼내무는 장면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주위의 소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작비도 ‘뒤풀이’로 쓴 4만원이 전부다. 다만 주의사항은 만 19살 이상의 성인들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다는 거~.
이씨의 다른 동영상들인 ‘초대작! 극진공통수학’ ‘100% 라이브, 악플을 피하는 방법’ 등도 1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연속 히트를 기록했고, 동영상 전문업체인 판도라TV에서도 UCC(이용자 생산 콘텐츠) 1등을 차지했다.
이시몬씨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스스로도 놀라는 눈치였다. 이씨의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도 “최고입니다. 대단한 독창력과 창의력! 눈물 흘리며 봤네요. 차기 거물급 감독 탄생. 찜 하고 갑니다” “정말 저예산으로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여요”라며 이씨에게 응원의 댓글을 올렸다.
한국 인터넷업계는 UCC 대전 중이다. 대형 포털업체들마다 UCC 동영상을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고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많다. 선정성 문제와 수익배분 잣대가 아직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되는 UCC 중 80% 이상이 ‘창작’이 아닌 ‘저작권 침해물’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남의 동영상을 베끼거나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이씨의 동영상처럼 참신한 아이디어와 노력이면 수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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