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마시멜로[masimelo] 명사. Marshmallow. 외래어.
설탕, 옥수수 시럽, 계란 흰자, 젤라틴, 항료를 섞어 세게 휘저어 거품을 일으킨 뒤 굳힌 설탕절임. 입에 넣으면 씹지 않아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아 단맛이 입 안에 가득 찬다. 고체물질답지 않게 습기가 가득해서 묘한 느낌이 더한다. 솜사탕처럼 하얀 털을 자랑하는 ‘마시마로’ 인형 캐릭터도 마시멜로에서 나왔다.
가장 쉽게 마시멜로를 볼 수 있는 것은 초코파이에서다. 초코파이가 입을 벌린 속에 들어 있는 하얀색의 물질이 바로 그것. 러시아 사람들은 마시멜로를 특히 즐겨 먹는데 초코파이가 러시아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를 마시멜로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마시멜로가 든 초코파이는 ‘종교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유혹적이다. 군인이 교회에 가는 것은 일요일을 쉬기 위해서라는 말은 파다한데, 천주교 대신 개신교로 가는 것은 ‘초코파이’ 때문이라고 한다. 초코파이는 낱개로 85억 개,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15바퀴 돌 수 있는 양이 팔린 우리나라 최고의 ‘빵형 과자’다. 지구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마시멜로를 먹고 찐 살은 지구를 세 바퀴 반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괴담’이 돌기도 했다. 과연 나이가 들면서 허리에 붙은 허리살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마시멜로를 닮았다.
군살 하나 없는 허리를 가진 정지영 아나운서는 를 번역해 영어 실력도 자랑했는데 최근 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실지로는 그가 번역을 하지 않고 원번역자가 있었다는 것. 의 원제는 ‘Don’t Eat the Marshmallow Yet!’으로 “아직 마시멜로를 먹어선 안 돼!”라는 절규다. 어릴 때 맛있는 것만 남겨놓고 먹을 때면 꼭 듣던 “아끼면 똥 된다”라는 말과는 정반대다. 실지로 어릴 때 맛있는 것을 남겨놓으면 언니가 와서 쏙 먹어버리거나 엎어져서 못 먹게 되곤 했다. 그래서 ‘저개발의 기억’을 가진 이들은 맛있는 것 먼저 먹기가 생활화돼 있다. 어쨌든 똥 되기 전에 이 책은 100만 권이나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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