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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넌센스] 아베요, 그카만 안 됩니더

등록 2006-09-16 00:00 수정 2020-05-03 04:24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위기는 기회다.
미국이 주정부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적용에서 제외하자고 요구했다. “최근 주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이유다. 우리도 우기자. “한국은 더하다. 최근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매우 약화됐다”고 말하자. 거짓이 아니지 않은가. 집권당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하면서 국토의 90%가 야당에 장악되지 않았는가. 광역자치단체장 16명 중 집권당 소속인 오직 1명만이 중앙정부의 협상 결과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고백하자. 역사적 고백도 덧붙이자. 사실상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 전라민국, 경상제국 등으로 분할된 연방국가라고, 너네만 연방국가가 아니라고. 그래서 매우 ‘소리’ 하지만, 국토의 90%에 FTA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득하자. 그렇게라도 FTA를 무력화하자. 위기는 찬스다.

한강의 이 일본 열도를 습격하면
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은 스크린 250개를 잡고, 감독과 배우까지 나서서 홍보를 했지만 개봉 첫 주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7위에 그쳤다. 같은 주, 한반도에서는 이 6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을 끌어내리고 흥행 1위에 올랐다. 한국인의 관용과 일본인의 불관용을 드러낸 것일까? 설마! 어떤 일본인 왈. “역시 한국 영화는 비련의 연인들이 운명의 장난으로 눈물을 짜내야…”라고 의 패인을 ‘갈켜’줬다. 그렇다면 은? 고소한 일본의 침몰을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반일 정서가 흥행의 비결이라는 말씀. 심지어 보기 운동도 있었다. 애국적 차원에서 을 꼭 보되, 놈들에게 돈을 줄 수는 없으니 다운받아서 보자는 네티즌 운동까지 벌어졌다. 아, 이 모든 갈등이 아비를 잘못 둔 탓이다. 심심하면 반일 정서 자극하는 일본의 차기 총리감, 아베 말이다. ‘갱상도’ 사투리의 절규가 일본까지 들리지 않는가? “아베요, 그카만 안 됩니더. 큰 일 납니더!”

21세기에 ‘임걱정’스러운 공무원이 나타났다.
그분은 나라를 걱정하시어 쓸모없는 도로포장 공사 등에 낭비될 눈먼 돈 28억원을 제 주머니에 챙기시어 널리 양민을 이롭게 하시었다. 건설교통부 공무원으로 초야에 묻혀 살던 그분은 혈세 낭비에 차마 눈감지 못하고,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철퇴를 가했다. 손수 없는 공사를 만들어 공문서를 날조하고, 공문서로 생긴 공돈으로 공익사업을 펼치셨다. 문화재 유출을 우려해 상평통보 등 고주화를 수집하시고,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걱정해 미국, 러시아 등 각종 외국환을 사들여 외환 보유고를 늘리셨다. 그렇게 모은 화폐가 2t가량에 15억원어치. 나라를 위해 쓰고 남은 돈은 빈민 구제에 쓰셨다. 직장 동료들에게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룸살롱에서 연회를 베풀었고, 가족에게는 차를 한 대씩 사주었으며, 룸살롱 아가씨의 생활고를 외면하지 못하고 “생활비에 보태 쓰라”며 3천만원을 찔러주었다. 28억원 세금을 헛지랄 공사에 들이고, 리베이트로 챙기고 나면 남는 돈이 15억원보다 많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하지만 당대의 범인들은 의인을 범인으로 보는 법. 역사가 그를 무죄로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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