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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 옷이 안 보이는 모델

등록 2006-05-04 00:00 수정 2020-05-02 04:24

▣ 이충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cslee@hani.co.kr

벌거벗은 임금님의 현신인가? 인터넷에서 ‘옷이 안 보이는 모델’이 등장했다. 왜? 어째서 옷이 안 보일까? 옷이 안 보이면 그 임금님처럼 살색일까? 홀딱 벗었나? 그렇다면 ^^. 야릇한 상상이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한다. 기대가 컸지만, 주인공은 분명히 옷을 입고 있다. 옷을 광고해서 많이 팔아보려고 멋진 모델에게 옷을 입혔다. 그런데 정작 옷 광고에서 옷을 찾기 힘들다. 옷은 안 보이고 “아~” 탄성을 자아내는 몸매만이 돋보이는 까닭이다.
한 온라인 쇼핑몰 피팅 모델이 주인공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소비자를 대신해 미리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 고객에게 보여줘 고객이 상품을 사게 하는 모델의 사진이다. 때문에 대체로 평균 몸매가 이런 피팅 모델로 나서지만 ‘옷이 안 보이는 모델’ 주인공은 글래머다.

인터넷에 등장한 ‘옷이 안 보이는 모델’ 사진은 모델의 몸매를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올려 찍은 것이 은근히 도발적이다. 얼짱 각도가 있다면 ‘옷이 안 보이는 모델 각도’쯤 될 법하다. 옷에 대한 평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광고다’ ‘뽕이다’ ‘뽀샵이다’ 모델의 도발적 몸매에 대한 반응만 뜨겁다. ‘노예가 되고 싶다’는 댓글도 등장한다.

누리꾼의 평가는 계속 이어진다. “옷을 보라는 것인지 몸짱의 몸매를 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옷이 안 보이는 모델이 뭔가 했더니 모델로는 꽝이네 옷을 못 살려줘.” 네이버 지식검색에는 옷이 안 보이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을 여동생에게 생일 선물로 사주고 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보는 누리꾼도 있는 걸로 보아 전부 ‘꽝’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 제품 사용 후기 게시판에는 옷 관련 내용은 없고 모두 모델에 관한 얘기뿐이다.

실제로 안 보이는 것은 옷이 아니라 얼굴이다. 모델의 정체에 대한 누리꾼들의 추측이 이어진다. “모 연예인이 부업으로 하기 때문에 얼굴이 안 보인다.” “이미 TV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연봉 4억을 벌어들이는 20대 젊은 사업가다.” “힙합의류 쇼핑몰에서 친분을 위해서 잠시 모델을 해주고 있는 대학생이다.” 이쯤 되면 누리꾼들에게는 ‘놀이’다.

모델이 홍보하고 알려야 할 대상보다 더 돋보이는 모델. 옷이 안 보이는 모델에 이어 휴대전화가 보이지 않은 모델, 허리만 보이는 모델, 차가 안 보이는 모델 등 ‘… 안 보이는 모델’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한겨레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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