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부동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숫자는 아마 6억원일 듯하다.
건설교통부 공시지가 기준으로 6억원을 웃도는 ‘고가주택’ 소유자는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를 물게 돼 있다. 실거래값 기준 6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팔 때는 1주택자라도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도록 세법은 규정하고 있다. ‘3·30 부동산 대책’에서 담보대출 제한 조처를 내릴 당시 그 대상은 6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이었다. ‘6억원’은 이렇게 부동산 시장에서 ‘부자’와 ‘서민’을 구별하는 잣대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 체계가 갈라지는 지점도 6억원이다. 집값 2억~6억원 이하까지는 수수료가 0.4%, 6억원을 초과할 경우 0.2~0.9% 범위에서 중개사와 거래인이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다.
건설교통부가 4월28일 공시한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의 가격(1월1일 기준)을 보면, 전체 871만 호 가운데 6억원 초과 주택은 1.7%인 14만740호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6.4% 올랐고, 6억원 초과 주택의 가격 상승률은 30.5%에 이르렀다. 비싼 집의 값이 더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세부담 중과 대상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날 시·군·구를 통해 공시된 전국 430만 호의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해에 견줘 평균 5.0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단독주택 중 6억원 초과 주택은 1만7443호로 전체의 0.4%였다.
고가주택의 기준이 왜 5억원도 7억원도 아닌 6억원인지에 대한 이론적 바탕은 그리 튼튼하지 못하다. 소득세법에서 2002년까지 면적(45평)과 금액(6억원) 기준으로 중과하던 ‘고급’주택 개념을 ‘고가’주택으로 바꾼 데서 비롯됐을 뿐 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똑 떨어진 풀이는 없다. 물가상승 등 환경 변화에 따라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6억원’의 운명적 한계는 불안한 부동산 정책의 현주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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