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불법을 저지른 과거를 반성한다.
정말 몰랐다. 자유 대한에서 밀리터리룩이 불법인 것을. 너그러운 국방부는 뒤늦게 알려주었다. 이런 법률이 있단다. ‘군복 및 군용장구 단속에 관한 법률’. 군인도 아닌 ‘주제에’ 군복을 입으면 처벌하는 법이다. 예전에는 밀리터리룩도 처벌 대상이었는데, 이번에 개정하면서 황송하게도 밀리터리룩은 제외했다고 너그러운 국방부는 강조했다.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국방부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민간인 ‘주제에’ 진짜 군복을 입고 짧은 머리에 군모를 쓰면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진다. 그런데 짧은 머리는 도대체 몇cm를 말씀하시는 것이며, 진짜 군복은 또 무엇을 이르시는 것인지, 헷갈릴 따름이다. 부디 군복패션의 원조인 복학생들이여 조심하시라. 굳이 군복을 입으시려거든 해병대 군복을 입으시라. 해병대는 단속 예외란다. 혹시 군복을 입어서 파출소에 끌려가면 군사주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고 우기시라. 예술활동도 예외란다. 국방부는 이참에 ‘민간인복 단속에 관한 법률’도 제정하라. 민간인 복장으로 위장하고 다니는 ‘군바리’를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하라. 그리하여 자유 대한에 패션의 자유를 금하라!
늙은 양치기 소년들의 경악할 만한 정신세계가 폭로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경악할 만한 제보가 있고 뻥을 치더니 정말 경악할 만큼 썰렁한 폭로를 했다. 정작 경악할 만한 발언을 한 사람은 정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선병석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이 동성애 관계라든지 이래야 경악할 만한 것이다”. 정 부시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악할 발언을 태연한 말투로 했다고 한다. 질세라 열린우리당의 대표 양치기 소년, 안민석 의원은 “두 사람이 같은 방에서 잤다는 얘기가 나온 만큼 이것은 굉장히 새롭고 쇼킹한 사실이 발견된 것”이라고 경을 칠 악을 썼다. 열린우리당은 노인을 금치산자 취급하더니, 한나라당은 동성애자를 경악스러운 존재로 만들었다. 진정 경악스러운 것은 폭로가 아니라 폭로자들이었다. 그들을 당장 별장에 감금하고, 평생 파티에 전념케 하라.
2005년이 ‘한-일 우정의 해’였다면, 2006년은 ‘한-일 애정의 해’인가.
한-일이 동해에 배 띄워놓고 한국 연인의 전래놀이인 ‘나 잡아봐라~’ 게임을 벌일 기세다. 일본은 측량선을 보내 한국의 속심을 탐색할 작정이고, 한국은 탐색선만 오면 낼름 잡아버리겠다고 호언한다. 이렇게 한-일의 우정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다. 아, 군함이 아니면 얼마나 좋으랴. 한-일의 선남선녀들이 독도 인근을 공동애정구역으로 점거해 애정의 대동아 공영권을 만들어버리면 얼마나 좋으랴. 니혼진 정치인이여, 금지된 장난은 이제 그만~ 이제 그만~. 한-일 공동 방문의 해는 지난해로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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