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cslee@hani.co.kr
“저는 초등학생인데요 화성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기에 여쭤봅니다.” “학교에서 배우기로는 지구 말고는 수성, 금성, 화성, 목성 등에는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어지는 질문. “그럼 외계인이 죽였다는 말입니까?”
물음만큼 답글도 황당하다.
“제가 NASA 직원인데요. 사실은 화성에서 살인사건 일어난 게 맞습니다. 하지만 외계인을 죽인 것이 아니구요. 저번 86년 화성에 도착한 우주인 중에 한 명이 다른 우주인을 죽였습니다.” “외계인을 죽일 경우엔 우주인 지침 13조 7항에 위배되어 징계를 받게 됩니다.” 네이버 유머 코너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다. 말 그대로라면 우주 살인사건이다. 미스터리 사건, 미스터리 물음, 미스터리한 답변이다.
9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10차 사건이 4월2일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10건의 범죄 중 8번째의 범인만 검거되고 다른 9건은 범인의 윤곽도 그리지 못한 채 법적 처벌의 시한이 끝나는 것이다.
지난 3월22일 한국방송 2TV <추적 60분>을 통해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유일한 목격자인 버스기사 아저씨가 증언한 몽타주입니다. 사람 많은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꼭 잡읍시다.” “내 친구 닮았는데 ㅡㅡ;” “완전 외계인이네.” “범인은 박해일인디.” “봉준호 감독이 저 몽타주 보고 박해일을 캐스팅했다네요.”
누리꾼 반응이다. 상상의 나래는 이어진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미궁이 아니고 가려진 것이다. 진범은 독살됐고 여기에는 배후의 의문이 깔려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화성사건 이야기’ 카페 대문에 걸려 있는 글귀다. 웬일인가? 범인이 독살됐다니. 어떻게? 왜?까지는 알 수 없다. 단지 떠도는 소문이 그렇다는 것이다.
인터넷엔 제보자도 나타났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상’ 카페 운영자는 장문의 제보를 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상’이란 문서에는 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대공요원’이란다. A4 용지 13장에 이르는 짧지 않은 분량이다. 이 역시 떠도는 소문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경기도 화성군의 논바닥. 살인범이 남겼을지 모를 발자국마저 농군이 모는 경운기 바퀴에 깔려 뭉개진다. 며칠 있으면 공소시효는 사라진다. 남은 건 우주인 닮은 몽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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