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희소한 변형을 무시한다면 머그잔의 일반론은 통일된 길이로 절단한 빈 원통에 손잡이를 붙인 사기 그릇입니다. 두툼한 외피에 넉넉한 용적률은 더운 음료 전용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국 가정을 장악한 머그잔의 보급률은 시원찮은 의문도 남깁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커피 강국이었나요! 머그잔은 찻잔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준비된 선물과 갖가지 무료 경품의 대명사입니다. 머그잔은 냉수를 담거나, 화초에 물 줄때, 심지어 연필꽂이 대용 외에 다용도로 출동했다가 주저 없이 분리수거됩니다. 고민 없이 선택 가능한 선물 0순위인 머그잔은, 그래서 선물과 인간관계가 직면할 수 있는 유한성과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cnn>이 조사한 가장 받기 싫은 ‘끔찍한’ 크리스마스 선물 10위권에 포함된 사정도 집집마다 쌓여만 가는 머그잔의 처치 곤란을 웅변하는지도 모릅니다. 표면에 고의로 구멍을 내어 흡입이 곤란한, 고대 그리스의 퍼즐 머그의 발상은 평이함 고유의 따분과 긴장 완화를 피할 목적이 아닐까요.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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