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얼굴 위 한 줄기 가는 흉터는 당사자의 체면과 미관을 크게 실추시킵니다. 이에 필적하는 것이 기물에 생긴 흠집입니다. 흠집의 발생은 사용 기간과 정비례하는 점에서 피부 잔주름에 대비될 법하지만, 부주의한 관리와 고의적 외상이 만든 갑작스런 상처라는 사실에서 주름보다는 흉터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사물이 먹은 연륜이기보다는 관리 불량의 증거 자료로 이해됩니다.
요컨대 음반 표면의 잔 흠집은 음질 훼손의 일차 원인일 뿐, 골동 가치가 되진 못합니다. 중고 장터에서는 보일 듯 말 듯한 생활 흠집이 가격 하락의 피할 수 없는 빌미입니다. 단지 미세한 상처일 뿐인 흠집을 둘러싼 집단 노이로제는 결국 투명 재질 보호 테이프를 생산 소비케 했습니다. 그러나 흠집으로 뿌옇게 된 투명 테이프와 보호 케이스는 그들이 방어하려던 물건의 미관을 도리어 망쳐놓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흠집 때문에 품위와 전통을 인정받는 골동품도 있고, 주름살과 흉터를 통해 특정 인물의 연륜과 품위가 묻어나는 예가 있으나 희소합니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119 대원 ‘입틀막’, 군사정권 언론통제와 뭐가 다르냐”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조국 “더운 것도 윤석열 탓…공천 개입 확인되면 탄핵 스모킹건”
김종인 “김영선, 개혁신당 비례 요구…말 꺼내지도 말라 했다”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분단 확연한 한반도의 밤…북한에서 빛나는 두 지역은?
삐삐 터진 다음 날 무전기 폭발…레바논서 최소 20명 사망
강남역서 실신한 배우 “끝까지 돌봐주신 시민 두 분께…”
SK하이닉스 주가 7%대 급락…모건스탠리 목표주가 낮춘 여파
친한계 김종혁 “당원들도 김건희 여사 좀 다니지 말라고까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