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심형래는 예언자다. 그가 <유머 일번지>에서 드라마 <여로>의 영구를 패러디해 “영구 없다”는 외쳤을 때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심형래는 앞니에 바람 빠지는 ‘인위적 실수’로 “영구 없다” 대신 “연구 없다”를 외치고 있었다. 결국 황우석 교수는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든 것처럼 논문을 조작했다. 연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연구는 없었고, 황 교수는 하루아침에 ‘영구’가 됐다. 그가 “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월화수목금금금 연구에만 몰두하던 연구원들은 소리내어 눈물을 닦았다. 동교 교수들은 황 교수를 영구히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집에서 영구히 연구가 없어도 될 형편에 놓였다. 정상에서 바닥까지 추락은 순간이었다. 이 무슨 줄기세포 곰팡이에 오염되는 퐝당한 시추에이션! 사람들은 아직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른 채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다. 요즘 개그는 어디서 웃어야 할지 가끔 헷갈리는 게 문제다. “영구 없다”만 나오면 웃어도 되던 그 시절의 개그는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사학법에 대한 물타기인가. 정확히 알 수 없다. 종교 지도자들을 달래기 위해 대통령까지 나선 마당에 흥분한 목사님들을 달래기 위한 선물이 없을 리 없다. 목사님들은 사학법을 “기독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못박더니 이제는 “사학법을 막기 위해 순교도 불사하겠다”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 와중에 교육부는 천주교 사립학교 협의회 의장님을 맡고 있는 주교님을 찾아가 “자립형 사립고를 6개에서 20개로 늘리는 것도 좋겠다”고 선물 보따리를 풀었고, 김진표 장관은 한 술 더 떠 “종교 재단에서 자립형 사립고를 운영해주면 좋겠다”고 자상하게 권유했다. ‘사학 비리’와 ‘고교 평준화’를 바꾸자는 대형 트레이드 제안이다. 싸늘하게 얼어붙었던 사학과 교육부의 대화가 대번 후끈 달아올랐다. 비리 사학과 교육부가 짝짜꿍하는 소리에 동네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입시지옥 줄게!” 교육부가 다정하게 외쳤다. 사학들이 화답했다. “비리 사학 줄까~ 말까!” 처음엔 이긴 듯 보였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도 우리가 당한 것 같다. 좋아 멋졌어. 일 대 영!
처음 입사했을 때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겨레>는 ‘한괴뢰’로 불렸다. 남북 관계에 대한 미묘한 기사를 쓸 때 더 그랬다. 그즈음 언론개혁의 물결을 타고 <조선일보>는 남성의 성기를 빗댄 더 심한 표현으로 불렸다. 시간이 좀 지나자 ‘한괴뢰’의 시대가 지나고 ‘딴겨레’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더니 ‘한걸레’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모든 사람이 <한겨레>의 논조에 동의할 수 없는 노릇이니,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바뀌는 것은 세 글자 가운데 단 한 글자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도 여기가 끝이겠지. ‘한겨레’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더 이상의 언어유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 새 버전이 온라인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이름하여 ‘개걸레’! 다음 버전은 뭘까. 나도 모르게 매일처럼 클릭질을 계속한다. 나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점점 변태가 되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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