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평균수명을 담은 통계청의 생명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나 짧게 남았는지’를 가늠하는 개인적 흥밋거리를 넘어 보험요율을 정하고 보건·의료 정책 수립, 인명피해 보상 산정에 두루 활용되는 중요한 잣대다. 장래 인구를 예상하고 나라 사이의 경제·사회·보건 수준을 비교하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통계청은 1971년부터 한 해씩 걸러 작성한 생명표를 바탕으로 연도별 생명표를 보완하고 있다. 지난 12월20일 내놓은 2003년 생명표는 2002~2004년 3개년 사망신고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것이다. 이 생명표를 보면, 2003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7.5살로 1993년에 견줘 4.7년 높아졌다. 남자는 73.9살, 여자는 80.8살로 1993년보다 각각 5.1년, 4년 늘어났다. 37살 남자와 41살 여자는 반환점을 돈 셈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세계적으로 비교적 높은 축에 든다. 남자의 평균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 평균(74.9년)보다 1년 낮지만, 여자는 30개국 평균(80.7년)보다 0.1년 높다.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은 남자 78.4년, 여자 85.3년이다.
한국인 생명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남녀 수명 차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남녀 차이는 1971년 7.1살에서 계속 커져 1985년 8.4살로 정점에 이른 뒤 다시 낮아져 2003년엔 6.95살로 나타났다. 남녀 수명 차이가 7살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는 일본(6.9년)과 비슷하고 폴란드(8.4년), 헝가리(8.2년) 등 동유럽 나라들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여자의 평균수명은 한계 수준에 이르러 해마다 남자의 평균수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남에 따라 남녀 격차는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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