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해마다 이맘때쯤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얼마’라는 식의 정보를 내보내는 곳은 재정경제부 등록 조사기관인 한국물가협회(www.kprc.or.kr)다. 조사 대상은 나물·과일·견과류 등 23개 품목. 물가협회는 30명 안팎의 조사요원들을 남대문시장, 광장시장(을지로) 등 재래시장으로 보내 중저가 품목으로 4인가족 상차림을 할 때 드는 비용을 산출한다.
지난 8월31일 남대문시장, 광장시장 두곳에서 조사해 추산한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13만4천원. 지난해 13만400원보다 2.8% 올랐다. 지난해에 견줘 값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사과와 단감. 각각 1만원(5개)으로 지난해보다 33.3% 올랐다. 열흘가량 빨라진 추석으로 햇과일의 공급이 부족했던 탓이다. 조기(부세·25cm 정도)와 숙주(375g)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25%)을 보여 각각 5천원, 500원이었다.
물가협회가 차례상 준비 비용을 산출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 첫해엔 2만3660원이었다가 1989년 5만8900원으로 처음 5만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꼭 10년 만인 1995년 10만원대(10만3900원)에 진입했다. 조사 첫해부터 따져 올해까지는 대략 4.7배 오른 것으로 계산된다. 통계청 기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000년=100)가 같은 기간 46.8에서 117.5로 1.5배가량 오른 것과 견줄 때 훨씬 큰 폭의 상승세다. 살기 팍팍해도 ‘조상 섬기기’에는 열심이었던 것일까? 한 가지 재미있는 대목은 1989년 나물류의 단위가 400g에서 375g으로 바뀌고, 이듬해 육류 단위는 500g에서 1㎏으로 변경됐다는 점. ‘죽은 사람’을 위한 차례상에 ‘산 사람’의 식생활 문화 변화가 반영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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