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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넌센스] 랩군가는 새로운 가혹행위다?

등록 2005-08-23 00:00 수정 2020-05-02 04:24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역시 검찰은 소문난 떡집이었다. 소문대로, 떡값 받는 떡집이었다. 삼성은 떡값으로 검찰을 떡칠했다.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노회찬 의원께는 미안하지만, 별로 놀랍지가 않다. 은희경 소설가에게도 미안하지만, 짐작과는 다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놀라운 것은 떡값이 껌값이라는 것이다. 기본 떡값에 기껏 3천만원. 잘나가는 떡집 한달 매상보다 적은 액수다. 대한민국 검찰의 떡치는 실력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떡고물 먹고 떨어진 검사를 보다가 떡집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서초동의 원조, 검찰 떡집의 숨겨진 간판은 홍씨 방앗간이었다(삼순이 방앗간 아님). 떡검 검사에 걸린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6촌 동생이고, 떡값 배달꾼으로 의심되는 홍석조 광주고검장은 홍 전 회장의 친동생이다. 형제의 콤비플레이는 빛났다. 홍 전 회장은 “석조한테 한 2천 정도 줘서… 애들 좀 주라고 하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떡 심부름 시킬 남동생 없는 처지가 처량하다. 더욱 떡이 먹고 싶어지면서, 떡 노래도 스쳐간다. “저 놀부 두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 등치고~, 애비 없는 아이들 주먹으로 때리며….” 어? 노가바(노래가사 바꿔부르기)를 할 필요도 없네. 딱이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할 일도 많은데, 왜 하필 랩 군가냐고요~. 국방부는 항상 전시라고 생각해서인지 전시용을 정말 좋아한다. 국방부가 랩 형식의 진중가요 4곡을 발표했다. 가수 진주가 <진짜 사나이>를 리메이크한 <친구가 불러주는 진짜 사나이>를 불렀고, <너를 사랑해, 나를 사랑해> 등 3곡의 신곡이 만들어졌다. 군대가 아니면 ‘미션 임파서블’인 프로젝트 그룹도 만들어졌다. 윤계상, 홍경인, 박광현. 랩 군가, 정말 군바리스러운 대책 아닌가? “랩 못하는 병사들에게는 새로운 가혹행위가 되겠군요.” “아침마다 구보하면서 랩군가 부르면 숨차 죽겠군.” 네티즌의 촌철살인이다. 국방부는 차인표, 이휘재 등의 현역 시절에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 <알바트로스>를 제작했던 전력이 있다. 이제는 저주받은 졸작으로 남았다. 국방부는 영화 흥행의 실패를 음반 제작으로 만회하려는 것일까? “신세대 장병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 랩 군가를 만든 국방부의 변이다. 국방부는 신세대 장병의 취향에 아부하기 전에, 신세대 장병의 인권부터 신경쓰는 편이 좋지 않을까? 총알 같은 랩이 막사에 쏟아지기 전에, 진짜 총알이 튈지도 모른다. 오늘도 불안하다.

“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슬픈 계절이 아니라 좋은 계절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있는 남남북남이 있다.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 김김커플의 아름다운 우애가 다시 빛났다. 8·15 민족대축전 북쪽 대표단은 김 전 대통령의 병실을 방문해서 “좋은 계절에 평양에 오시라”고 거듭 김 위원장의 당부를 전했다. 김 전 대통령도 “좋은 시기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흥얼거린다는 노가바는 이렇다. “좋은 계절에~ 우리 만나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음…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호남호남의 합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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