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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타] 멀더와 스컬리가 나서라

등록 2005-08-03 00:00 수정 2020-05-03 04:24

▣ 하어영 인턴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ha5090@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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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니아들은 여전히 을 즐겨본다. TV시리즈는 2002년에 끝났지만, 컴퓨터나 DVD를 이용해 몇번이고 보고 또 보는 것이다. 그런데 2005년에 다시 익숙한 이름의 ‘X파일’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물론 멀더와 스컬리가 주인공은 아니다. 외계인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비슷한 대목이 있긴 하다. 누군가는 뭔가를 끊임없이 숨기려 하고 누군가는 숨겨진 비밀을 파고든다. 하지만 마니아들은 현실의 드라마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멀더와 냉정한 스컬리가 등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실의 X파일이 주는 답답함 때문이다. “ 전 시즌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 순간 TV에서 X파일이라는 말이 넘쳐난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까?” 마니아인 한 누리꾼(사용자명: SILVERRI)이 게시판(www.zootv.pe.kr)에 올린 반응이다.
드라마 은 무려 9년 동안 마니아들을 이끌며 ‘저 너머의 진실’을 찾아헤매다 허무한 ‘끝’을 보여줬다. 베일에 가려졌던 미제 사건들의 배후에 외계인이 있었다는, 전후 맥락을 통해 예견된 결론이었다. 뻔한 결론이어서 실망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실망에는 후련함이 배어 있었다. 마니아들은 “고마워요, X파일” 하면서 떠났다.
그러나 현실의 X파일은 여전히 물음표에 갇혀 있다. 드라마 처럼 조악한 결론이나마 끝을 보여줄 것 같지도 않다. 그렇고 그랬을 것이라는 내용은 이미 알려졌지만, X파일이라고 이름 붙은 테이프에 담긴 추악한 뒷거래를 사실로 확인하려는 움직임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심지어 “뭘 이런 걸 알려고 해, 세상 뒤집어지는 꼴 보고 싶어?”라고 ‘협박’을 하면서 판도라의 상자에 다시 가두려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솔직히 “예전 일이라 기억 나지 않는다”는 주인공이 얼굴을 들이밀고, 예견된 배후가 드러나는 결말을 보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쾌하지는 않을지라도 ‘현실 X파일’의 끝을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저 너머에 있다는 진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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