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 많이 듣던 구호다. 당신은 정보화 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는가. 그래서 ‘연예계 X-파일’을 입수하셨는가. 그 파일이 화제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나는 주위에서 4가지 유형의 인간들을 접했다. 첫째, 인터넷에 뜨기도 전에 번개처럼 파일을 구한 뒤 득의만만해하며 열심히 ‘포워딩’ 단추를 누르던 유형. 둘째, 이메일로 받기는 했으나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고 연방 투덜대던 유형(아크로벳 리더나 파워포인트를 깔아주세요). 셋째, 사무실 동료들에게 자문을 얻지 않고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 하냐”며 혼자 발을 동동 구르던 유형. 넷째, 출근하는 가족을 붙잡고 “그 자료 좀 프린터해올 수 없냐”고 무작정 조르던 유형(A4용지 100장, 비~싸요). 이 ‘사가지’ 유형은 모두, 파일의 주인공이 된 연예인들에겐 ‘싸가지’ 없는 유형으로 찍히지 않았을까. 다 ‘유형지’로 보내고 싶은 유형이겠지만, 그 십자가를 지는 일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책임자가 ‘제일’ 먼저 ‘대행’해야 하리라.
연예인의 ‘고독’을 생각한다. 비만한 자들의 소원은 ‘비 사이로 막가’다. 한 시절 빼빼 마른 사람들에게 붙여지던 별명이다. 연예인들의 소망은 ‘눈 사이로 막가’다. 겨울에 송이송이 내리는 ‘눈’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눈! 사람들이 시퍼렇게 뜬 두 눈 말이다. 강원도 산골 오지 마을 사람들이 겨울이면 눈에 막혀 읍내로 못 나가듯, 연예인들은 사시사철 대중들의 눈에 막혀 자유롭게 돌아다닐 권리를 제약당한다. 그래서 그들은 불교보다 기독교를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연예인 교회’는 별 부담이 없지만 ‘연예인 사찰’은 소름끼치는 일 아닌가. 일부에서는 “보시 중에서는 육보시가 최고”라는 유사 불교용어로 여성 연예인들을 ‘불경’스럽게 만든다. 이번에 유출된 ‘X-파일’에도 그런 부분을 암시하는 대목이 ‘소문’ 항목에 적혀 있었다. 이 문제를 냉엄히 꾸짖는 ‘이주노동자’ 블랑카의 개그를 기대하는 바이다. “사장님 나빠요~, 스폰서 미끼 던지는 사장님들 나빠요~.”
‘연예인 X-파일’엔 사가지가 빠져 있다. 나는 파일을 정밀 감식한 뒤 그런 결론을 내렸다. 첫째, ‘인권’이 빠져 있다. ‘human rights’를 말하는 게 아니다. 로커 ‘전인권’이 없다. 전인권은 연예인도 아니란 말인가. 이 지점에서 의아한 게 있다. 왜 우리는 ‘인권’을 말할 때 ‘인’이라고 하면서, ‘전인권’을 발음할 땐 ‘전인’이라 하지 않을까.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는 혹시 ‘전인권’이 대마를 좋아한다 하여 그의 ‘연예인’을 무시한 건 아닐까.
둘째, ‘비’가 빠져 있다. 물론 귀여운 가수 ‘비’는 99명 중 하나에 포함됐다. 도장 ‘비’가 빠졌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발견되는 비밀문서들을 보면 종이마다 ‘Confidential’이나 ‘Secret’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다. 역시 한국 정부의 옛날 기밀문서를 보아도 ‘비’(秘) 도장이 찍혀 있다. ‘비’는 기본이다. ‘비’가 없다는 것은 제일기획이나 동서리서치가 자료 누출에 대한 최소한의 경각심도 갖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셋째, ‘진실’이 빠져 있다. 파일 내용의 ‘진실’성 여부는 모르겠으나 ‘최진실’은 확실히 누락돼 있다. 두들겨맞고 이혼한 여자의 천형이란 말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일본어 번역도 빠져 있다. 이거 하나는 예외적으로 옳다. 정부는 즉각 ‘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 전문가 Depth Interview 결과 보고서’의 30년간 번역 유예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한-일협정’을 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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