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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연예인 군대 보내기

등록 2004-09-24 00:00 수정 2020-05-03 04:23

▣ 김미영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kimmy@hani.co.kr

“연골 수술 때문에 군대 안 감. 드림팀 하면 이XX 다음으로 생각나는 넘입니다. 지 어머니가 XXXX가 아니라는 둥 스스로 무덤 파고 있음.”(조XX)
“기흉술휴. 이거 걸림 못 뜀다…. XX에서 책가방 옆에 끼고 절라 빨리 뛰던 거 못 보신 분 없죠?”(장XX)
“어깨 탈골로 면제인데 산장미팅에서 통나무 위에서 베개싸움 열라 잘함. 어깨가 완전히 빠져서 잘 휘두르는 듯함.”(이XX)
개그맨 신아무개씨의 구속과 톱탤런트 송아무개씨의 사과문 발표 등 병역비리 후폭풍에 휩싸인 연예계와 달리 인터넷은 ‘폭로전’으로 뜨겁다. 연예인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구체적인 ‘병역 미필자 리스트’가 돌고 있는 것이다. 연예계 ‘신의 아들’ 명단은 전부터 나돌던 것이었으나, 이번 버전은 촌철살인의 코멘트(?)가 달린 게 화제다. 정곡을 찌르는 촌평과 함께 상대가 누군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적나라해졌다는 점에서 재치만점, 인기만점이다. 당사자들이 ‘신의 아들’ 리스트를 본다면 자신들에 대한 대중의 진짜 반응을 알고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리스트에는 모두 61명의 연예인이 포함됐다. 일부 게시판에서는 실명이 모두 드러나기도 했다. 신아무개씨의 경우 무릎에 문제가 있어 면제됐다고 하는데 “서바이벌에서 어떻게 달리고, 춤구고, 뒹굴고 했는지 대단하네요, XX 멤버인 거 자체가 신기한 넘입니다”라는 식이다. 거론된 사람이 모두 병역 미필자인 게 맞지만 면제 사유 등이 다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영화배우 원빈에 대해선 “곧 가겠죠, 뭐”라는 냉소적 코멘트가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를 넘어 싸늘하기까지 하다. “XX, 면제 사유 진짜 웃겼다 ㅋㅋㅋ” “유승준두 매일 허리 다쳤다구 뻐꾸기 날리곤 했지. 인기 댄스가수들의 단골 액션 짜증난다!” “돈 없고 빽 없어 군대간 놈들이 병신이지….” “빨리 죗값을 치러라!”
‘연예계 신의 아들’ 고발 진원지는 ‘연예인 군대보내기’(http://stararmy.wo.to) 사이트다. 이곳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연예인 군 면제 사유를 올리는 네티즌이 똬리를 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인표, 이정재, 이휘재, 이훈, 감우성 등 충실히 병역 의무를 마친 80여명의 연예인 리스트도 올라와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다음(daum.net)에만 ‘병역비리’ 관련 카페가 18개나 생겨났다. ‘병역비리 근절을 위한 예비역 모임’(cafe.daum.net/AntiMInjustice)과 ‘연예인 병역비리’(cafe.daum.net/040913) 카페에서는 자료실이나 자유게시판에서 병역비리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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