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인터넷세상] 유쾌한 폭로

등록 2004-09-02 00:00 수정 2020-05-03 04:23

▣ 김순배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marcos@hani.co.kr

파헤치거나 까발리는 데 꼭 삽이나 굴삭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또 꼭 공사장에서 땅바닥을 파헤쳐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치권에서 과거사 ‘발굴 수준’이 정쟁의 최전선이지만, 인터넷에선 지난주 내내 유쾌한 ‘폭로’와 ‘발굴’이 잇따랐다.
송혜교가 깜찍한 곰 세마리 핫팬츠를 입은 사진은 인터넷을 강타했다. 송혜교가 지난 1998년 곰 세 마리가 그려진 핫팬츠를 입고 한 의류업체 광고사진을 찍은 6년 전 ‘과거’가 드러난 것. 송혜교가 최근 한국방송 2TV 에서 동요 를 깜찍하게 부른 때와 맛물리면서, 유쾌한 ‘폭로’로 떠돌았다.
폭로와 발굴도 그리스 올림픽 신화에 빠졌다.
탁구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을 키운 김택수 코치,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기대했던 이봉주,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던 유도의 이원희. 이들의 과거와 숨겨진 사생활은 폭로되거나 발굴됐다. 즐겁게.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에서 16년 만에 금메달을 땄을 때, 유승민보다 더 펄쩍 뛰며 기뻐했던 김택수 코치. 그의 신화적 ‘32구 랠리’가 다시 인터넷에서 부활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류궈량에게 스매싱을 날리는 바로 그 동영상이다. 중국의 탁구벽을 넘기 위해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지 않겠다”던 그의 말과 화려했던 과거는 감동의 스매싱을 날렸다. 그래서 김택수 코치는 금메달에 기뻐 펄쩍펄쩍 뛰었고, 네티즌들은 화려한 ‘32구 랠리’에 펄쩍펄쩍 뛰며 즐거워했다.
이봉주 선수는 ‘얼짱 아들’ 덕을 톡톡히 봤다. 이 선수가 자신의 두살배기 아들 우석군과 함께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이 발굴된 것. 아들의 얼굴에 이 선수가 얼굴을 들이대며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지은 사진 등은 네티즌의 염원을 담았다. “아들 보고 힘 내세요”.
폭로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누드다. 이원희 선수의 땡땡한 몸매는 금메달 못지않은 환호를 터뜨리게 했다. 아예 사람들은 주저앉았다. ‘이원희 몸매에 털썩’이라는 문제의 사진 제목처럼. 이 선수 누나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사진은 누나마저 “샤워 뒤 내 방에 들어와 거울을 보기에, 혼자 보기 아까워서 갑자기 사진기를 들이댔다!!”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니 네티즌들의 반응은 오죽했을까. “아악~~~~~~ 털썩 쓰러짐”, “퍼갈래..T.T 감동”, “만져봐야지..”, 그리고 “코피 터져요~ 헉!”
이 선수의 화끈한 몸매만큼이나 네티즌들의 댓글도 뜨거웠다. ‘1차 실신’ ‘드뎌 눈물’ ‘2차 쓰러짐’ 등 댓글에 대한 해석도 레슬링 심권호 해설위원 못지않은 튀는 재미를 던졌다.
유쾌한 ‘폭로’와 ‘발굴’의 주인공 네티즌팬. 그들에게도 올리브관과 금메달을.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광고

4월2일부터 한겨레 로그인만 지원됩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소셜 댓글 삭제 및 계정 관련 궁금한 점이 있다면, 라이브리로 연락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