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과거공부 대충 할 것인가, 열심히 할 것인가. ‘과거’를 청산하려면 ‘과거’에 급제하겠다는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히스토리’를 재구성하는 일에 ‘히스테리’를 부리는 사람들이 적잖다. 그 ‘청산작업’을 ‘청산가리’처럼 여기는 이들이다. 5·6공을 넘어 유신과 한국전쟁기, 일제시대 등 20세기의 부정적 유산들을 이것저것 되돌아보는 요즘, 조선시대도 아니고 고려시대도 아니고, 고구려를 청산하라는 외부의 강요가 어이없다. 그것은 ‘초미’의 관심사인가? 아니다. 굳이 만들자면 ‘치우미’의 관심사일 뿐인 것을….
한국에겐 아무런 ‘청산가치’가 없음에도, 중국 당국은 끈질기게 “고구려를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떼를 쓴다. 그들의 일관된 입장은 ‘삼국사기’다. 김부식의 저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삼국’이란 역사적 사실은 ‘사기’였다는 거다. 정말 동북아 ‘삼국’의 ‘사기’를 꺾어놓는 처사다. 이럴 땐 소싯적 주종관계를 떠올리며 조공을 바쳐 달래야 한다. 금은보화와 전혀 관계없는 조공! 아니 줘공! 축구사신 보내 공 줘서 한번 이기게 해주자. “공한(恐韓)정국을 해소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잔 말이다.
고구려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면 당나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킨다고 칠 때, 외세 신라와 손잡고 고구려를 패망시킨 당나라 군대는 중국 민족의 배신자인 셈이다. 당당하지 못했기에 결국 군기까지 빠졌던 걸까?
이 논리의 연장선에서 보면, 신라의 ‘나당연합’은 ‘이이제이’(以夷制夷)로 재평가받아 마땅하다. 오랑캐의 힘을 빌려 또 다른 오랑캐를 무찌른 지혜! 당연히 신라의 영웅 ‘김유신’도 더욱 미화돼야 한다. 이 참에 유신 옹호론자들은 ‘박정희 10월유신’의 뿌리가 일본의 ‘메이지유신’이 아니라 ‘김유신’이라고 주장해도 되겠다. 한때 천관이라는 기생에 마음이 사로잡혀 방황했던 유신의 청춘시절을 아시는가. 술에 취한 채 말등에 업혀 천관의 집을 찾은 뒤 자신의 행위를 질책하며 ‘말머리’를 가혹하게 잘라버린 인간 김유신. 그 뒤 나라를 이끄는 장수로서의 ‘정체성’을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유신’에 대한 말만 나오면 ‘말머리’를 자른 뒤 ‘정체성’을 들먹이고 있다. 나는 주장한다. 의문사위는 유신 말머리 참수사건을 재조사하라!!
신데렐라는 꼭 여자란 법이 없다. 신데렐라 드라마들이 뜨고 있는 여름, 두명의 남자 신데렐라 후보를 소개한다. 한명은 우리 편집장이다. 마감날 밤12시가 되면 돌아버린다고 한다. 자정만 되면 마법이 풀려 집에 돌아가야 하는 신데렐라처럼, 원고를 기다리다 끝내 12시를 넘기면 스트레스에 몸을 부르르 떤다. 건강을 위해 마법학교에 보내드려야 하는 걸까. 또 한명은 7살 된 우리집 꼬맹이다. 여동생의 장난감을 정리하라는 아빠의 명령에 대뜸 이렇게 저항한다. “내가 신데렐라야? 왜 만날 내가 치워야 해?” 죄가 있다면, 동화책을 너무 예리하게 읽었다는 것뿐….
그러나 진짜 신데렐라들이 돌아버리는 이유는 딴 데 있다. 바로 세금이다. 이 땅의 절대다수 신데렐라들은 ‘유리구두’ 왕자님 대신 ‘유리지갑’ 남편과 결혼한다. 세금에서 ‘유리’할 게 죽도록 없는 거다. 더구나 강북보다 형편없이 적게 매겨진다는 서울 강남 아파트의 ‘재산세’가 가난한 신데렐라들을 두번 죽이고 있다. 그들은 절규한다. 재산 세! 재산 정확히 세!!(공정과세 촉구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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