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눈곱이 끼어도 예쁜 눈~, 콧물이 흘러도 예쁜 코~, 빵가루가 묻어도 예쁜 입~, 모두모두 예쁘대요~.” 유치원 꼬마들이 애창하는 동요다. 6·5 지방 재보궐선거에서 ‘아사’하지 않고 “아싸” 환호를 지른 한나라당의 당선자들은 모두 이 동요를 따라부를 것 같다. 원제목은 ‘동물병원’이지만 ‘박근혜 대표에게 바치는 노래’로 바꿔도 문제없다. 그동안의 지원 유세에 감사하는 마음이 흘러넘쳐 뽀뽀해주고 싶을 테니까. 실제로 대표를 만나면 미국식으로 뽀뽀 인사를 나눠야 할지도 모른다. ‘첫 악수만 50번째’, 아니 50,000번쯤 했을 그녀. 손바닥에 진물이 흐르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또 ‘악수’를 한다는 건 그녀의 건강에 ‘악수’를 두는 일인 고로…. 대신 볼에 구멍이 나도록 뽀뽀해주시라!
인상 쓰고 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위로의 뽀뽀를 해야 할까? ‘부산갈무리’에 실패한 뒤 ‘허공’만 응시하고 있을 그에게 ‘님을 위한 행진곡’도 ‘남을 위한 행진곡’처럼 들릴 터(5월29일 ‘청와대 만찬’의 후유증). 괜히 ‘뽀뽀’ 이야기 꺼냈다간 버럭 이렇게 소리지를 것만 같다. “주둥이 닥쳐!”
‘원정출산’은 들어봤어도 ‘원정투신’은 생소하다. 자살에 ‘나와바리’가 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로 뽑힌 고위직 공무원들이 자기 지역을 팽개치고 서울 한강 다리 위에서 투신하는 건 왠지 지방자치의 위대한 정신을 훼손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박태영 전남지사에 이어, 이번엔 이준원 파주시장이 그랬다. 이분들처럼 혹시나 모종의 계획을 품은 지방의 고관대작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서울과 지방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이왕이면 동네 개천을 선택하시라. 가난한 집 아이들 중 공부 잘하는 학생이 줄면서 “이젠 개천에서 용 안 난다”는 말이 유행하는 현실을 아시는가. 여기에다 “개천에선 용도 안 빠져죽는다”는 엽기적인 신조어까지 나오게 할 수는 없잖은가. 요즘 한겨레신문사가 위치한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인근 동네에선 ‘거주자우선주차제’가 시행될 조짐이다. 이것보다 ‘거주자우선자살제’가 훨씬 더 급하단 말이다!!
로버트 김의 가석방 소식을 접하면서 검찰 내사 중인 고위인사들의 자살을 막을 힌트를 얻었다. 알다시피 로버트 김은 아직 집 밖을 나갈 수 없다. 그의 발목엔 ‘전자추적발찌’가 매달려 있다. 비리 연루 혐의로 괴로워하다 언제 어디서 강물 속으로 다이빙(dieving)할지 모를 자들의 발목에는 ‘오리발 전자추적장치’를 강제 착용시키는 거다. 일단 강물에 발이 닿는 순간 본능적으로 물에 붕붕 뜨면서 헤엄을 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그 시간을 틈타 즉각 ‘오리’(2km) 반경에 있는 119구조대가 날쌔게 달려와 뭍으로 건질 수 있다. 정신 들게 하는 의미에서 ‘오리걸음’을 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탐관오리’ 여부를 정밀 수사한다. 계속 ‘오리발’을 내밀 경우엔 ‘오리줄’이 아닌 ‘오랏줄’로 묶는다. 앗싸 가~오리?
마지막으로 마약 이야기. 신문에서 이런 기사 제목을 보았다. “마약 먹은 의사가 153명 수술해 구속.” 처음엔 잘못 읽었다. “마약 먹은 의사가 153명 수술해 구조.” 아, 오히려 수술발이 확 받았구나! 이런 의사들만 있으면 의약분쟁 절대 안 생기겠다! 의사와 약사들의 상생 신호탄이닷! 이 대목에서 동료의 싸늘한 한마디. “니 글 안 써진다고 약 먹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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