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 권경락 제공
2024년 8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작업이 국회 기후변화특별위원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1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2018년 대비 35% 감축)만 규정하고 있어 국민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2026년 2월28일까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2031~2049년 장기 감축경로를 담은 법 개정을 하라고 밝혔다. 또 헌재는 장기 감축경로는 ‘과학적 사실과 국제기준에 근거해야 하고,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우리나라가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해야 하며,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국회 기후특위는 2026년 2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켜 4월까지 장기 감축경로에 대해 시민 공론화 절차를 밟았다. 숙의·토론을 통한 시민대표단 300명의 공론화 결론은 77.9%의 압도적 지지로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오목 경로)으로 도출됐다. 애초 5월 말이었던 활동 기한이 8월 말로 연장된 기후특위는 기한 안에 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헌재가 제시한 법 개정 시한은 이미 4개월 초과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비영리 기후환경단체 플랜1.5는 이 법 개정 작업을 최일선에서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단체의 권경락(46) 정책활동가에게 활동 내용을 들어봤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2035년, 2040년, 204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법률에 명시되는데, 이는 2050년 탄소중립 때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엔디시)가 다 확정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엔디시는 5년 단위로 설정하는데, 이번 법 개정으로 장기 감축경로가 정해지면 앞으로는 그동안 중요했던 엔디시의 의미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감축목표와 연도가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엔디시를 정하는 것은 부문별·연도별로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기술적 부분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개정될 법에 명시될 감축목표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과 속도가 정해질 것이어서, 두 달여 안에 결정될 이번 법 개정 내용이 몹시 중요하다.”
―관련해서 하는 활동은.
“헌재가 제시한 기준과 시민들의 공론화 결과를 국회가 100% 수용해야 한다는 게 우리 요구다. 이를 위해 기후특위 국회의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려 시민사회와 연대해 기자회견, 자전거 행진 등 활동을 진행했다. 또 이 법 개정 작업은 정부의 모든 부처가 통일된 입장을 형성해야 하는 사안인데, 특히 산업통상부가 산업계 입장을 대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강화하는 방향의 입법에 소극적이다. 이를 돌파할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
-플랜1.5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플랜1.5는 2022년 6월 결성됐다. 당시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는 주요 단체는 많이 있었지만, 엔디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배출권거래제 등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영역에서 모니터링하고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플랜1.5가 시작됐다. 나는 세 창립멤버 중 한 명이었고, 지금 함께 일하는 활동가는 모두 여덟 명이다.”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독자로서 한겨레21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까지 남은 두 달이 ‘2050년 탄소중립’까지 앞으로 24년 동안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기라 특별히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더불어 심층취재가 가능한 주간지인 만큼 노동자, 농민, 여성, 장애인 등 우리 주변에서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신음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좀더 발굴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시민과 독자들이 기후위기가 먼 나라 일이나 나중의 일이 아니라 지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로 느끼고 공감하면서 대응에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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