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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불러낸 ‘괴물 몬순’ [뉴스 큐레이터]

등록 2022-09-03 08:40 수정 2022-09-03 22:36
2022년 8월 말 몬순 우기로 파키스탄에 폭우가 내렸다. 연합뉴스

2022년 8월 말 몬순 우기로 파키스탄에 폭우가 내렸다. 연합뉴스

2022년 5월 세계에서 가장 더웠던 파키스탄의 한 도시가 8월31일 폭우로 잠겼다. 파키스탄 남부 자코바바드시는 5월14일 기온이 51도까지 올라갔다. 더위가 지나가자 폭우가 덮쳤다. 학교 교실이 물에 잠겼고 200명 학생 가운데 여럿은 먹을 음식을 구하고 다친 친척을 돌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런 상황을 알리며 “많은 사람이 가난하게 사는 자코바바드의 혼란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극단적 날씨가 있다”고 썼다. 몬순은 강한 비를 동반한 남서계절풍이다. 아라비아해에서 부는 바람으로 파키스탄과 인도에 영향을 준다. 1년 동안 내리는 비의 8할이 몬순 기간에 내린다.

<로이터>를 보면, 몬순 우기는 ‘괴물 몬순’으로 불린다. 이번 몬순 기간에 내린 폭우로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1100여 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가 380명이다. 파키스탄 국민 7명 중 1명인 3300만여 명이 폭우 피해를 겪고 있다. 파키스탄은 2022년 8월까지 지난 30년간 분기 평균보다 1.9배 정도의 비가 내렸다. 특히 인구 5천만이 사는 신드주에는 30년 평균보다 4.66배 많은 비가 왔다. 이번 폭우는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홍수는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이다. 전국에서 망가진 인프라를 복구하려면 100억달러(약 13조4550억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2010년에도 몬순 우기에 홍수가 일어나 2천 명 이상이 숨지고, 국토의 5분의 1가량이 잠겼다.

기후위기는 파키스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빈번하고 격렬하게 일어난다. 기후변화의 징후다. 지난 몇 달 동안 자코바바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목격된 일이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COMSATS대학 기후연구개발센터장 아타르 후사인의 말이다. 파키스탄은 기후재앙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전세계에 호소했다. 국제원조기구는 파키스탄의 숙적인 인도에 ‘식량 수입 완화’를 요구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뉴스 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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