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괴된 알프스 빙하.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에서 폭염으로 거대한 빙하가 무너져내려, 등반객 9명이 숨졌다.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2022년 7월3일(현지시각)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산(해발고도 3343m) 일대에서 폭이 약 200m에 이르는 대형 빙하가 붕괴했다. 얼음과 눈, 돌덩이 등이 함께 무너지면서 산사태를 일으켰고 등반객들을 덮쳤다. 현재까지 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지만 구조 당국은 부상자와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몰라다산은 한여름에도 정상 주변을 덮은 만년설을 볼 수 있어 관광객과 산악인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전역을 폭염이 강타하면서 빙하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참사 전날 이탈리아 기온은 40℃를 넘어섰고, 마르몰라다산 정상부의 기온도 역대 최고인 10℃ 안팎을 기록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7월4일 “전례가 없는 이번 사태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환경·기후 상황의 악화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25∼30년 내 마르몰라다산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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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7월2일부터 폭우로 강과 댐이 범람해 3만2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본 도쿄에서는 7월3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사병으로 모두 52명이 숨졌다. 이 기간 도쿄 도심의 기온은 매일 35℃를 넘겼다. 인도에선 겨울이 끝나자마자 봄을 건너뛰고 여름이 왔다. 인도의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1℃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7월2일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18일이나 빠른 것이다. 때 이른 폭염에 최대 전력수요도 7월6일 2021년 여름 최대치를 넘어섰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9만1938㎿로, 2021년 7월27일 기록한 9만1141㎿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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