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식빵, 만두 같은 식품이 뿔났다. “나 아직 먹을 수 있거든”이라고 외치며 소비기한표시제 도입을 촉구하는 ‘앵그리푸드’ 캠페인에 나섰다(소비자기후행동). 소비기한표시제란 유통기한 대신 식품을 섭취해도 안전한 기한을 제품에 적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현재 판매 가능 기한인 유통기한만을 식품에 표시하다보니, 유통기한을 곧 소비기한으로 인식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폐기하는 일이 많다. 정부는 이처럼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매년 1조5천억원 규모의 폐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어든다는데. 소비기한표시제를 도입한 국가는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이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식품 특성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10~20% 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빵의 유통기한은 3일이지만 소비기한은 20일이다. 즉, 식빵이 세상의 빛을 보고 빵집에선 최대 3일까지 있을 수 있지만 보관 방법을 준수한다면 최대 23일까지 먹을 수 있다는 것. 우유는 유통기한 이후 50일, 치즈는 70일 내외로 먹으면 된다.
정부는 도입을 전제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병기하는 방안과 소비기한이 유통기한을 대체하는 방안 두 개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냉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여름철 식품 변질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철저한 유통 체계 마련 없이 소비기한표시제를 도입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러한 점은 2011년 정부가 처음 소비기한표시제 도입을 준비할 때도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통기한, 소비기한 모두 판매자와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지구의 기한이다. 유례없는 4월 중순 한파를 겪는 지금, 지구 소비기한이 임박했다는 최후통첩은 아닐까.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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