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애플과 구글이 유례없는 협업에 나선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두 기업은 4월10일 “기술의 힘을 빌려 모두에게 일상을 되돌려줄 수 있도록 개발자, 각국 정부, 공중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업하겠다”며 개발도구(API)와 휴대전화 기본 탑재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추적(contact tracing)에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다.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근처 다른 블루투스 기기에 접근하면 해당 정보를 익명 처리해 클라우드에 기록한다. ‘다른 블루투스 기기’라 하면, 타인의 휴대전화가 대표적이다.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이용자가 이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지난 14일간 확진자와 1.8m 이내에서 접촉한 기록이 있는 이들의 휴대전화에 일제히 알림이 간다. 알림을 받은 이들은 곧바로 진단검사와 자가격리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 내역이나 휴대전화 위치정보(GPS) 추적을 통한 역학조사와 비슷한 원리다. 그러나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정보는 모두 빼고 오로지 접촉 여부만 파악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덕분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20대 강남 여성, 자가격리 중에 스벅·스벅·스벅·스벅”( 4월10일치) 같은 마녀사냥식 기사 제목을 더는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안심밴드’(사진)와 비교해도 인권침해 소지가 훨씬 적다.
양대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정보 독점과 보안 사고 등에 대한 우려도 곳곳에서 나온다. 애플과 구글은 ‘사전에 이용자의 동의를 분명히 구할 것’ ‘휴대전화 이용자와 접촉한 사람들 목록을 기기에 남기지 않을 것’ ‘누가 확진자인지 다른 이용자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 기업도 알 수 없도록 할 것’ ‘수집한 데이터는 보건 당국의 전염병 관리용 접촉 추적에만 활용할 것’ 등 원칙을 분명히 했다. 두 기업이 호환 불가 원칙을 깨고 처음 시도하는 기술 협력이 마녀사냥의 방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심분야 -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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