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겨울이래도 한껏 웅크릴 텐데, 코로나19로 몸짓 하나 더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마스크를 살짝 벗고 정정훈(50·맨 왼쪽) 독자에게 전화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냉면가게를 운영한다. “어유, 예상하시다시피” 가게는 임시 휴업 중이다. 냉면집에 겨울은 늘 비수기다. 그나마 겨울 별미로 찾던 손님조차 올해는 없다. “전염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목숨 걸고 장사하느니, 어차피 장사도 안 되는데 그냥 문 닫자 싶었어요.” 쉬면서 을 뒤적인다. 다시 냉면의 계절은 올 거고 그때쯤 이 난리도 끝나 있으리라는, 정도의 희망을 생각한다. 문 닫은 가게 걱정은 여기까지만. 그의 걱정은 어느새 다른 사람들을 향한다. “나보다 더 힘든 주변 상인”을 걱정하고 “약한 처지에 놓인 진보언론”을 우려한다.
특히 힘든 시기일 것 같다. 우리 가게는 원래 겨울을 비수기라고 생각하니 그래도 좀 마음 편하게 문 닫았다. 주변 다른 자영업자들은 정말 힘들다. 지금처럼 손님이 없어도 걱정이고, 평소 쉬는 날 하루 없이 몸 다 망가지도록 일한다. 전반적으로 자영업자 삶의 질이 너무 낮아서 걱정이다.
쉬면서 뭘 하고 계시나. 오늘 마침 을 읽었다. 삼성의 노조 와해 기사(제1301호, 제1302호)를 봤다. 그냥 ‘그런 일이 있다’ 정도 알고 있던 이야기를 꼼꼼하게 풀어준다. 은 1996년부터 꾸준히 본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나에겐 신문 나 은 정론지인데, 전체 언론 지형에서 보면 약자의 위치에 있지 않나. 힘 보태고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과 을 함께 읽나. 딸 하나 아들 하나 있는데 대학생이다. 읽다가 좋은 기사는 접어서 잘 보이는 곳에 놓는다. 안 읽고 있으면, ‘접어놨으니까 얼른 보라’고 잔소리한다. 접는 기사가 사실 너무 많기는 하다. 특히 민주주의 역사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꼭 좀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접어둔다.
이번 설 퀴즈큰잔치에는 응모했나. 결과는? 당첨됐는데 어피치 인형…. (설마 독자님 취향이 아니셨나.) 하하 사실 그랬다. 다행히 딸이 인형을 무척 좋아해 딸 몫이 됐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