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열 제공
은 임희열씨로부터 편지를 두 번 받았다. 첫 번째 편지는 이랬다. “퇴직 3주차, 백수이면서 동시에 전업주부로 이직하였습니다. 모처럼의 자유라고 뿌듯해했지만… 한겨레신문도 저녁에야 보게 되네요.” 한가위 퀴즈큰잔치 응모엽서의 편지다. 이제 정년퇴직한 지 4개월 됐다. 오랫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윤리 선생으로 지내왔다. 반을 맡으면 급훈은 ‘서로 믿으며 늘 올바르게’라고 지었다. “급훈도 일제 잔재”라지만 ‘윤리’를 가르치다보니까 올바르게 사는 윤리적인 삶을 중히 여겼다.
이번호는 2019년 송년호다. 올해의 표지로 무엇을 꼽고 싶나. 세 번 연속기획으로 실린 ‘청소년 자해’ 시리즈를 꼽고 싶다. 오래전 여자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는 그런 일이 많지 않았는데, 현실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충격적으로 읽었다.
아쉽게도 자해 시리즈는 지난해 11월에 실렸다. 올해 기억나는 건 무엇일까. 역시 ‘#미투’ 기획인 것 같다(제1250호 #미투 1년 최고의 판결, 제1259호 낙태‘죄’, 4·11 이후의 세계). 학생들과 페미니즘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이전에 비해 학생들이 입시 위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윤리 시간뿐인 것 같다. 수업 소재를 에서 꽤 얻었다.
올해 퇴직하고 인생의 전환을 맞으셨다. 예전보다 많이 바쁘다. 이전에는 학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을 읽었다. 지금은 몰아서 읽는다. 그래도 안 보고 넘어가는 적은 없다. 만리재에서, 노 땡큐, 출판 등을 읽고 표지이야기는 ‘아껴서’ 마지막에 읽는다. 25년을 읽었지만 며칠 늦게 보는 게 싫어서 사서 봤다. 2년 전부터 정기구독했다. 아내의 등쌀에 1호부터 499호까지 10년치를 버렸다. 집에는 500호부터 최근 호까지 있는데 조만간 더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25년을 비교해보면 요즘 은 어떤가. 은 불평등 문제에 관심 갖고 기사를 많이 써왔다. 용기 있게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읽고 있다. 단 조국 전 장관 뉴스를 보면서는 여러 가지로 난감했다. 어떤 게 맞고 틀리는지, 지지해야 하는지 반대해야 하는지. 이 여러 뉴스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정부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일 수도 없고…. 요즘 정치에 대해서는 바라만 보고 싶다.
두 번째 편지는 이랬다. “무슨 용기가 나서 인터뷰에 응했는지 한참 후회됩니다. 늘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려고 하는데…. 나이 들어 얼굴이 두꺼워졌나 봅니다. 그나마 가까스로 고른 사진, 사용할 수나 있을는지요.” 인터뷰 뒤 메일에서였다. 인자함이 얼굴에 빛난다. 임희열 선생님, 앞으로 더 바쁘게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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