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호 기자
“자, 이제부터 추첨에 들어가겠습니다.” 기사를 위해 어투를 바꾼 것이 아닙니다. 한가위 퀴즈큰잔치 출제위원장 박태우 기자는 정말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계처럼, 공정하고 차갑게. 추첨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회의실로 향하던 편집장 발걸음이 머쓱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제 자리에서 합니다, 컴퓨터로.”(관련 기사는 40~45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봄 뉴스룸에 처음 들어서던 날, 황톳빛 묵직한 함이 눈에 띄었습니다. ‘ 한가위 퀴즈 대잔치 추첨함’이라는 종이가 붙었는데, 그 쓰임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깔리고, 누군가 조마조마해하며 저 함에 손을 넣고, 한 사람 한 사람 당첨 독자가 발표될 때마다 박수가 쏟아지고, 그런 풍경일까.
컴퓨터 추첨은 상상과 전혀 달리 클릭과 클릭으로 이어졌지만, 공정성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엑셀로 정리한 엽서 리스트에, 0~1 사이 난수를 무작위로 부여한 뒤 작은 순서대로 늘어세우고….” 차분한 저음으로 출제위원장이 설명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증거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지켜보던 편집장은 ‘기계와 공정성’을 기삿거리로 슬쩍 던져봅니다. 당첨자가 발표되고 뉴스룸에 한바탕 웃음이 번집니다. 쓸모 잃은 손때 묻은 황톳빛 추첨함만 그 자리에서 황망합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맨위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마스크’ 홍명보, 이틀 만에 미국 갔지만…국내 청문회·수사·감사 줄줄이

정성호 법무 “신천지 교도관, 이만희 석방하려 낙상 사고 연출했나”
![[단독] 아는 경찰이 ‘원룸 비번’ 줬다…장윤기 리얼돌 버린 ‘경찰 아빠’ 파문 [단독] 아는 경찰이 ‘원룸 비번’ 줬다…장윤기 리얼돌 버린 ‘경찰 아빠’ 파문](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3/53_17830589575263_20260703501594.jpg)
[단독] 아는 경찰이 ‘원룸 비번’ 줬다…장윤기 리얼돌 버린 ‘경찰 아빠’ 파문

‘K-축구 구하기’ 박지성 손잡은 혁신위…이영표·박주호 합류

이언주 “상임위원장, 나만 쏙 빼고 나눠먹기…정치보복인가”

두번째 3600t급 최신형 잠수함 이름은 ‘서희함’…하반기 진수
![[단독] 배재고, 5·18묘지 참배한다…6일 광주제일고 찾아 사과 [단독] 배재고, 5·18묘지 참배한다…6일 광주제일고 찾아 사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3/53_17830495070958_20260703501119.jpg)
[단독] 배재고, 5·18묘지 참배한다…6일 광주제일고 찾아 사과

70살부터 서울지하철 무임 추진…60대 “지하철 택배 관둬야”

“7만원 안 아까워” 고품격 ‘화장실 순례’ MZ 줄세운 이곳의 매력
![이 대통령 지지율 54%…한성숙 총리 ‘판단 유보’ 46% [갤럽] 이 대통령 지지율 54%…한성숙 총리 ‘판단 유보’ 46% [갤럽]](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3/53_17830426850938_20260703500764.jpg)
이 대통령 지지율 54%…한성숙 총리 ‘판단 유보’ 46% [갤럽]


![[뉴스룸에서] 쌀국수 향이 밴 영상](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child/2023/0306/53_16780832370213_20230306502253.jpg)


![[알림] 열세 번째 손바닥문학상 11월14일 자정 마감합니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child/2021/1002/53_16331451484714_681633145099719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