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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주는 잉크 냄새
등록 2019-04-08 09:47 수정 2020-05-03 04:29
김미경 제공

김미경 제공

‘독편3.0’ 단체대화방에 어느 아침 올라온 정기구독자 김미경(47)씨의 ‘반성과 고백’. 전말은 이러했다. 김씨는 27년째 신문 를 제주에서 받아본다. “거리 탓인지” 신문이 저녁에야 배달되는 날이 종종 있었다. “미안했던지” 지국에서는 을 함께 무료로 보내줬다. “정중히 거절하고 제값 주고 구독해야 했는데. 살림은 어렵고 읽고는 싶은 욕심에 몇 년간 넙죽넙죽 받아봤습니다.” 김씨는 결국 3년 전부터 정기구독을 신청해 “제값 내는” 독자가 됐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다음달 월급을 받으면 후원하면서 조금씩 토해내겠습니다.” 김씨의 긴 반성과 고백은 후원을 다짐하며 끝맺는다.

굳이 ‘반성’이라고 표현해줘서 우리가 더 죄송했다.

한겨레 독자로서 품위가 있는데 내가 그래서는 안 됐다. 그런데 글을 보내고 나니 좀 걱정이 됐다. 혹시 지국이 (공짜 잡지를 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나 싶어서.

그렇지는 않을 거다. (웃음) 주로 언제 어디서 을 읽나. 사실 내가 처음 하는 단박인터뷰라서 별게 다 궁금하다.

나도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떨린다. 서로 잘됐다. 저녁에 이 우편함에 꽂혀 있으면 바로 집에 가져가 읽는다. 조용한 데서 잉크 냄새를 맡으면 힐링이 된다.

가장 먼저 어느 부분을 펼치나.

김소희·김소민 자유기고가나 이서희 작가가 쓴 글을 본다. 여성 기고가들의 글을 읽으면 연대감이라고 할까, 공감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든다. 얼마 전 이서희의 오픈하우스 ‘잘 가요, 나의 사랑하는 시어머니’(제1255호 참조)를 읽는데 이유도 없이 계속 눈물이 났다.

구독해주는 것만도 감사한데 후원까지 생각해주는 마음이 궁금했다.

남편이 가끔 “아무리 이라도 광고를 받으니까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후원제가 잘 활성화돼서 이 조금이나마 더 자유롭게 운영된다면 남편을 더 잘 설득할 수 있을 거다. 인터넷 기사가 넘쳐나도 읽을거리는 많지 않은데 기자들이 남부럽지 않은 처우를 받으면서 오래 버텨줬으면 한다.

‘후원’이라는 단어를 꺼내기까지 기자는 무척 머뭇댔다. 그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일까. 후원 결심을 밝히는 김씨 목소리가 한결 더 명료했다. 의 지속가능성, 언론 현실, 지국 사정까지 두루두루 염려하고 김씨는 끝내 또다시 반성하고 고백했다. “제가 제대로 말 못하고 많이 헤맨 것 같아요. 단박인터뷰,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변함없이 한겨레를 사랑할게요.”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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