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수화기 너머 컬러링을 들으며 깨달았다. 미국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이 들리는 거 보니 크리스마스로구나. 가족과 크리스마스에 뭐하고 놀지? 잠깐 설레었다. 연말에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컬러링을 바꾼 박소영(29) 독자 덕분이었다.
캐럴, 고맙다.그런 말을 기대했는데, 처음 들었다. 열흘 전쯤 남자친구랑 같이 골랐는데 그 뒤엔 ‘좋다’는 얘기를 않더라. 거의 매일 봐서 그렇다. (웃음) 내가 더 고맙다.
연말이라 여유가 있나.카이스트 대학원 생명과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6년차다. 생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유전자(DNA) 복제 과정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방법을 공부한다. 열심히 논문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틈틈이 잘 쉬려고 노력한다.
‘과알못’(과학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보기에 멋지다.고등학생 때부터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카이스트 학부에서 기초과학을 공부하는데 무척 재미있더라. (졸업할 때) 동기 대부분이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전문대학원에 가면서 ‘너는 왜 안 가냐’고 물었다. 그런 일을 하는 것도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사회공헌이지만, 나는 카이스트에서 국가 지원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졸업한 뒤에도) 공공기관에서 계속 연구하고 싶다.
을 읽을 짬이 나나.학부 때 신문 를 구독했는데 매일 읽기가 힘들어서 1년 전쯤 로 갈아탔다. 퇴근해서 30분씩 읽는다.
기억나는 기사가 있나.레드 섹션을 재밌게 본다. ‘정여울의 마흔에 관하여’ ‘김소민의 아무거나’ ‘소심한 악녀의 수상한 상담소’. 가짜뉴스 공장 기사와 안희정 재판 기사도 잘 읽었다. 아, ‘세계적 과학자 김진수, 수천억대 특허 빼돌렸다’를 읽고선 너무 화가 났다. 지도교수님에게 얘기했더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하시더라.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원래 김보통 작가 작품을 좋아한다. 오면 (비닐을) 뜯자마자 맨 뒤 만화부터 봤다. 어떤 사정인지 김보통 만화가 사라져서 아쉽다.
보고 싶은 기사는.카이스트대학원총학생회 인권센터에서 학생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대학원생이 교수의 횡포에 괴로워하고 있다. 교수가 잘못했더라도 (대학원생은) 바로잡기가 너무 어렵다. 다른 외국 대학과 비교했을 때 개선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또 학교에서 대학원생에게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학생 간 차별 없이 주는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제도가 뭔지, 다른 대학은 어떤지 소개하면 대학원생이나 지망생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정확하게 알리는 기사도 부탁한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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