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제공
경주의 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는 정재훈(43)씨는 가판대 세대다. 1997년부터 가판대에 꽂혀 있는 을 사다가 읽었다. 학교 가는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 직전 을 한 부씩 샀다. 총학생회장이었던 정씨는 등굣길에 다 읽은 을 총학생회 사무실에 올려놓고 친구들에게도 을 읽혔다.
20여 년째 독자다.
를 처음 본 건 중학생 때다. 중학교 시사(동아리) 반에서 특별활동을 했다. 지도교사가 신문을 많이 읽으라고 숙제를 내줬다. 그렇게 를 처음 읽었다. 이후 학생운동을 하면서 기성 언론을 불신했다. 그래서 를 날마다 사서 보다가 2000년부터 을 구독하게 됐다.
가판대가 사라지고 있다.
경주에 살고 있다. 장거리 출장을 가면 책을 챙겨 가지만 기사도 읽는다. 하지만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보니까 나도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게 된다. 하지만 신문이 주는 맛이 다르다. 잡지를 읽는 맛은 또 다르다. 이젠 경주역이나 터미널에 가도 가판대가 없다. 그나마 서울역 정도 남은 것 같다. 서울 지역에는 작은 서점에서도 신문이나 잡지를 놓고 파는 걸 봤다. 하지만 경주 같은 지역에는 을 사고 싶어도 서점 찾기도 힘들다. 아쉽다. 옛날에는 잡지가 뉴스를 만나는 몇 안 되는 길이었다. 잡지로 보면 편하기도 하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계속 보면 눈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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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관련 기사에 관심이 많겠다.
장애인, 복지, 사회적 약자 등에 관심이 많다. 제1227호 표지이야기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 기사도 유익했다. 장애인에 대한 균형 잡힌 기사였다. 장애인 관련 신문들은 주로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얘기한다. 나도 장애인 가족이다. 장애인 리프트 기사는 당사자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긴 했지만 여러 입장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장애인 관련 기사는 다른 언론사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 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사가 많아 꼼꼼히 챙겨 읽는다. 장애인 가족이기도 하고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고 있어 균형 잡힌 관점을 잃지 않기 위해 을 보면서 인권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회가 있다면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복지사들도 심층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사회복지사들도 굉장히 약자다. 또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탈시설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몸과 마음이 불편해 시설에서 생활하지 못하면 생명권까지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복합적인 문제를 에서 균형 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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