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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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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하게 공감했고, 짠내에 감동했다

독편3.0 기사 리뷰 ‘리뷰출동’을 시작합니다…

첫 번째 리뷰 대상 ‘안희정 무죄 벗기기 기사’
등록 2018-09-04 14:26 수정 2020-05-03 04:29
제1226호 표지 후보. 왼쪽이 실제 표지가 되었다

제1226호 표지 후보. 왼쪽이 실제 표지가 되었다

“자꾸 의견 내라고 채근해줘서 고마워요. ^^. 회사도 집도…. 잘 생각해보니, 네 생각을 말하라고 해주는 곳이 ‘21’밖에 없음. ㅠㅠ”(경복궁앨리스)

독자 리뷰를 보내달라고 ‘독촉’하는 류이근 편집장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처음 글을 올려주신 ‘경복궁앨리스’님이 글 말미에 추신처럼 덧붙인 말입니다. 독촉도 감사로 승화시키는 독자편집위원회(독편)3.0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알다시피 ‘독편’은 21의 개방형 독자 참여 플랫폼입니다. △1유형 문자 △2유형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3유형 소모임 가운데 최근 2유형 카톡방이 활성화하고 있지요.

카톡방에선 매주 금요일 밤 10시께 표지 후보 투표와 다음주 월요일 류이근 편집장의 표지 해설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처음 ‘리뷰출동’이 시도됐습니다. ‘리뷰출동’ 명명은 ‘경복궁앨리스’님이 해주셨습니다. 류 편집장이 <font color="#C21A1A">제1226호 표지</font><font color="#C21A1A">제1227호</font> 특집으로 다룬 안희정 무죄판결 기사의 리뷰를 부탁했습니다.

리뷰에 앞서 8월17일 표지 후보 투표 때 독편방에서 있었던 미묘한 논쟁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선망의 대상이던 차기 대선 주자의 수행비서 성폭력 사건을 대면하는 대중의 해소되지 않는 혼돈을 독편님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font color="#008ABD">“판사의 유죄 선고는 검찰의 의견에 묻어갈 수 있기에 심리적 압박이 덜합니다. 특히 1심 사건은 2심, 3심도 있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심리적 압박이 덜합니다. 많은 심리적 압박이 있음에도, 1심 판사가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은 이번 사건의 진위를 가려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누군가를 단순히 비난하거나, 누군가를 무조건 옹호하지 않는 근거와 팩트에 기반한 기사가 나오기를 기원합니다.”</font><font color="#00847C">(동원) </font>

<font color="#008ABD">“판사는 대체로 안희정 변호인단 쪽에서 제시한 논리를 피해자 쪽 변호 논리보다 더 무게 있게 받아들였고 심지어 그대로 사용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알아온 한겨레라면 당연히 커버스토리로 다뤄주실 줄 알았어요! ㅠㅠ 피해자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사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는 몇몇 보수지를 보면서는 더 ‘확고히’ ‘담대히’ 이 부동의 구도를 부수는 기사를 읽고 싶어졌습니다.”</font><font color="#00847C">(Raindrop)</font>

<font color="#008ABD">“개인적으로 가해자가 지위를 이용해 간음을 한 것으로 보지만, 피해자가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텔레그램 내용을 지운 것은 위력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지탄받아 마땅하나 법적 처벌은 어려운 상황인 듯.”</font><font color="#00847C">(호잉)</font>

<font color="#008ABD">“긴장되고 불편한 자리에서도 옷깃을 여미고 옷매무새를 다듬는 차분한 모습을 보면서(옆에 보이는 남자분이 굉장히 산만하게 하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잠깐 보이더군요) 잠깐이지만 소름이 돋았습니다. 피해자분도 이런 부분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font><font color="#00847C">(수)</font>

<font color="#008ABD">“저는 개인적으로 안희정 전 지사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법원까지 재판이 남아 있는 확정되지 않은 사건의 당사자를 표지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입니다.”</font><font color="#00847C">(마이쭈)</font>

‘밥그릇’님은 한 지붕 아래에서 벌어지는 토론과 논쟁을 옮겨주시기도 했습니다.

나: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거부에 대한 명확한 증거(CCTV 등) 없이는 법원에서 유죄로 하기 힘들지 않겠느냐, 무죄는 어쩔 수 없었다.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모두 처벌하는 입법을 할 수도 없지 않나?

아내: 그러한 입법을 통해서라도 강력한 메시지를 사회에 던져야 한다. 성범죄는 피해자 시각에서 판단해 처벌하겠다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사를 읽으셨다는 ‘밥그릇’님은 8월31일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 리뷰를 보내주셨습니다.

“회사에서 회의 끝나고 부랴부랴 적습니다. 이번 기사를 읽기 전에 안 전 지사와 피해자 사이에 스킨십으로 발전 가능한 친밀함이 있었을 거라 넘겨짚었는데, 기사를 읽고 나서 그게 아닐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된 후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6살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 더 부끄럽네요.”

그리고 다른 분들의 리뷰입니다.

<font color="#008ABD">“안희정은 이미 여론재판을 받았다. 정치인생 끝이다, 그게 무죄를 받아도 되는 면죄부인 양 쓰이는 게 너무 화났습니다. 기사 내용을 출력해 다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특히 ‘상하관계가 지속되면 위력도 지속적으로 작용’(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4인 집담회) 기사에는 격하게 공감했습니다.”</font><font color="#00847C">(경복궁앨리스)</font>

<font color="#008ABD">“판결문 전문이 아니라 요약본 13쪽을 근거로 했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현 우리나라 법원의 기계적 법 해석이 잘 드러난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font><font color="#00847C">(마이쭈)</font>

<font color="#008ABD">“교생 실습 나간 친구에게 바람피우고 싶은데 네가 내 상대가 되어줄래 하던 교사도 생각나고, 업무적으로 몇 번 만났을 뿐인데 끊임없는 연락과 집 앞 기다림으로 친구를 퇴사로 이끈 친구 직장 상사도 생각나더군요. 안희정이 무죄냐 유죄냐를 떠나 재판부의 태도와 일처리에 화가 납니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다 말이 아니듯, 판결을 내린다고 다 정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font><font color="#00847C">(박**)</font>

<font color="#008ABD">“성인은 누구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져야 마땅해요. 하지만 권력이 개입하면 이런 자유 역시 허황된 이야기일 뿐이라는 점, 그것에 초점을 맞춘 이번 기사는 한겨레의 시선에 더욱 믿음을 주었습니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시대, 여성을 ‘간교한 이브’라고 단정하는 프레임이 안타깝습니다.”</font><font color="#00847C">(김**)</font>

<font color="#008ABD">“성폭력 사건에 ‘저항’이 아니라 ‘동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법적 판단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듭니다. 말마따나 ‘무고한’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고요. 예상되는 부작용도 균형 있게 다루고, ‘노민스노룰’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해주면 좋겠습니다.”</font><font color="#00847C">(꿈뚱뚱이)</font>

다른 기사에 대한 리뷰도 있었습니다. ‘영복앤스콧’님는 ‘김소민의 아무거나’에 대해 ‘리스펙’(존경) 리뷰를 보내주셨고, ‘동원’님은 제1225호 ‘계엄 문건’ 기사의 애정 가득한 리뷰를 주셨습니다.
영복앤스콧님이 ‘김소민의 아무거나’를 읽으며 필사한 노트를 찍은 사진 영복앤스콧 제공

영복앤스콧님이 ‘김소민의 아무거나’를 읽으며 필사한 노트를 찍은 사진 영복앤스콧 제공

<font color="#008ABD">“오늘 김소민 작가의 ‘폭염 디아스포라’… 우리 사회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일이 가난한 삶을 향해 가는 지름길이라도 역사 공부를 너무 사랑해 기꺼이 역사를 전공할 것이라고, 가난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던 제자를 만난 이후로 또 한번 가슴을 실로 뭉클하게 만든 글이었다. 땀에 전 팔에 혀를 대보며 쓴 짠내 나는 글이 누군가에게 닿는 사실 잊지 마시고 앞으로도 ‘아무거나’ 마구마구 써 주세요.^^”</font><font color="#00847C">(영복앤스콧)</font>

<font color="#008ABD">“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문해보니, 최근 읽은 기사가 떠올랐다. 제1225호 계엄 문건에 대한 기사다. 정확히 계엄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하어영 기자가 쓴 이 기사는 날카로웠다. 계엄의 법적 허점들을 명확히 짚어냈다. 그래, 을 읽는 이유는 바로 이 르포르타주 때문이다! 자답한다.”</font><font color="#00847C">(동원) </font>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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