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집위원회3.0’(독편3.0) 구성을 계기로 시작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 기획의 마지막은 뉴스의 1차 생산자, 기자들이다. 기자라는 직군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취재기자, 취재기자가 쓴 활자만 있는 기사에 제목을 입히는 편집기자, 기사의 모든 활자의 문법적 오류를 검증하는 교열기자, 현장을 사진으로 취재하는 사진기자 등이다. 뉴스룸에도 이렇게 다양한 기자들이 일한다. 지면에서 차례 맨 오른쪽에는 뉴스룸의 팀별 편제가 소개돼 있다. 그러나 최근 은 소속팀과 무관하게 경계를 넘나들며 발제하고, 기사를 쓰고 있다. 아래는 팀별 편제와 무관하게 자기소개를 보내온 순서대로 배치했다. 교열팀 서윤희 기자는 개인 사정으로, 서보미·김선식 기자는 육아휴직 중이라 이번에 자기소개를 싣지 못했다. ‘010-7510-2154’ 문자를 보내면, 이 달라지는 독편3.0! 마감은 7월20일(금)이다.(1221호 ‘1220호를 읽고’ 참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학교 교지 만드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고3 때 이란 미국 드라마의 마니아였는데, 교지 편집장인 주인공에 꽂혀 “대학에 가면 꼭 교지 편집장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거든요. 동아리 선배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인마, 여긴 그런 곳이 아니야”라는 냉소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선배의 말뜻을 알아듣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언론·출판의 자유가 유명무실한 때에 대학 교지는 사상의 자유를 만끽하고픈 이들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줘야 했습니다. 2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교지 만들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렙니다. 그때의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전정윤원고지 2장짜리 자기소개 기사가 200장짜리 기획연재 기사보다 어렵습니다. 원고지 2장 안에 한겨레 기자로 살아온 16년을 담아보려니, 자잘한 개인사까지 담기엔 지면이 너무 짧고 그렇다고 몇 줄로 요약할 만한 굵직한 사건도 없었던 탓입니다.
석 달 전 사회팀장으로 발령받아 왔습니다. 전에는 신문 에서 주로 사회·국제 부문 기사를 써왔고, 더러 문화 기사를 쓰기도 편집을 하기도 했습니다. 불의한 세상을 베고 싶은 마음에 칼을 벼리며 한겨레에 입사했으나, 지금은 아픈 세상을 치유하는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기자로 살아보니 쓰고 싶은 기사를 쓸 때보다 써야 하는 기사를 쓰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써야 하는 기사를 쓸 때도, 아픈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놓지 않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재호“공덕이 참 많으세요.” 공덕역 인근에 있는 집과 회사를 오갈 때 자주 듣는 말입니다. “네, 공덕역 출구가 참 많죠?”라고 되묻고 싶지만 한마디 말 건넸다가 되로 받을까봐 꾸욱 참고 회사를 다니는 이재호입니다. 애오개역에서 공덕역 사이에는 제 ‘덕성’을 칭찬하는 분이 많습니다. 대개 외면합니다. ‘프로 칭찬러’들이 고개를 쑤욱 내밀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한번 노려본 뒤 갈 길을 갑니다. 곁눈질로 돌아보면 그분들은 어느새 다른 이의 덕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역시 외면하는 경우가 많죠. “의 이재호 기자입니다” 하고 처음 보는 분들께 말을 건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일이 직업입니다. 낯선 이가 두려울 텐데 외면하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전 정말 공덕이 많습니다.
김연기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표지는 얼굴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돋보이기 위해 얼굴을 꾸미지요. 편집팀은 의 멋진 얼굴을 위해 애쓰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저는 올해 4월부터 편집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기입니다. 아무리 숨기려고 애써도 내면이 얼굴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속마음이 곱지 못하면 화장을 멋들어지게 하고 이곳저곳 손대도 멋진 얼굴을 뽐낼 수는 없습니다. 도 마찬가지입니다. 속 기사가 풍성하고 알찰수록 표지도 돋보입니다. 은 최근 새롭게 독자편집위원회3.0을 꾸렸습니다. 독편3.0은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담아 여러분과 함께 지면을 꾸미겠다는 약속입니다. 자연스럽게 여러분의 참여가 알찬 기사를 이끌고, 이것이 멋진 표지로 이어지겠죠. 결국 독자 여러분이 곧 표지입니다.
김현대한겨레 밥을 가장 많이 먹은 기자입니다. 48쪽을 보면 “1987년 무슨 일이든 하려고 새신문 창간 사무국을 찾아온 20대 청년일꾼들이 있었다”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때의 ‘1호 청년일꾼’이 저였습니다. 1994년 3월 을 창간할 땐 경제기자로 참여했습니다. 창간 4호의 ‘삼성이 기업경영을 넘어 국가경영을 꿈꾼다’는 표지 기사가 제 작품이었습니다.
2010년 무렵, “평생 농업기자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때부터 협동조합 기사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농업기자 한길로만 달려오지는 못했습니다. 늘 돌아보고 있습니다. 한겨레에서 직장을 시작해 한겨레에서 정년을 맞는, 첫 한겨레 사람으로 제 이름이 기록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제 딸과 아들한테 은근히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진명선2007년 입사해 만 10년을 맞은 지금, 지난 10년 동안 기자로서 구축한 세계를 파괴하는 중입니다. 개인적인 보람은 있었으나 사회적으로 기여했는가라는 냉정한 물음 앞에서 엎어져서 크게 상처 입은 뒤 회복하고 있습니다. 신문에서 쓴 기사를 비롯해 2016년 9월 에 와서 쓴 유사역사, 탈핵, 세 마을 잔혹사, 그리고 최근의 미투 기획까지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도망간 탓에 ‘미완’으로 남지 않았나 반성 중입니다. 몸도 있고 감정도 영혼도 있는데 머리만 혹사시키는 삶의 방식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류이근 편집장 체제에서 김연기 선배와 편집팀에 있으면서, 독자와 소통하는 독편3.0을 담당합니다. 독편3.0이 한국 사회에서 기자로 사는 일, 한겨레 구성원으로 사는 일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객관화의 계기가 될 거라 믿습니다.
허윤희사람 좋아하고 책의 물성을 좋아하는 문화팀 허윤희 기자입니다. 대중문화 콘텐츠 전반, 출판 분야 취재와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제 이름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제가 쓴 기사를 몇 가지 얘기하자면, 그동안 ‘사회적 난임’에 관한 기사와 유병재의 블랙코미디를 다룬 레드기획,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동네책방 시리즈, 서민 작가·김정연 작가 인터뷰 등 출판 북터뷰 기사를 썼습니다. 주로 레드기획 등 지면 편집도 했습니다. 각 지면에는 취재기자 이름만 나오지만 바이라인을 안 달고 기사를 빛내는 편집기자들의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독자에게 우리 옆에 있는 아프고 소외되고 슬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지워지고 잊히지 않도록 꾹꾹 눌러 기록하겠습니다.
하어영2005년부터 기자로 일했습니다. 에는 두 번째입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부산저축은행 VIP 특혜 인출’ 사건, 두 번째 오고는 ‘국정원 민간인 댓글팀 운용’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주로 정치·사회 분야를 맡아 일했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짐작됩니다. 현재는 정치팀에서 기사를 쓰고, 페이스북 계정과 웹을 관리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신문 의 김완 기자와 ‘훅’이라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이 한권 한권 쌓일 때마다 ‘참 좋은데, 정말 말로 표현할 길이 없네’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부만 더, 한 주만 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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