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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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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커뮤니티가 탄생했습니다

독자와 기자가 어우러진 ‘2018 한겨레21 #독자와 함께’…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등록 2018-11-21 13:19 수정 2020-05-03 04:29
부부가 또는 자녀와 함께 두루두루 참여해주신 60
여 명의 독자들이 함께한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기자들이 더 크게 보이네요. 다음번 한 걸음 나
아간 ‘#독자와 함께’를 위해 반면교사로 삼으렵니다.

부부가 또는 자녀와 함께 두루두루 참여해주신 60 여 명의 독자들이 함께한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기자들이 더 크게 보이네요. 다음번 한 걸음 나 아간 ‘#독자와 함께’를 위해 반면교사로 삼으렵니다.

“‘이재호의 끝까지 간다’는 왜 더 안 나와요?”
“난민들이 잘 어울려서 살고 있는 외국 사례를 취재할 계획은 없나요?”

독자들의 질문은 기자에게 직접 전달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속에만 간직하거나 댓글 또는 전자우편이 최선이지요.

그런데 11월 9일, 이날만큼은 달랐습니다.

‘#난민과 함께’ ‘끝까지 간다’ ‘일기 쓰는 남자’까지 무려 세 꼭지의 연재를 맡은 이재호 기자는 건너편에 앉은 독자로부터 직접질문을 받았습니다. 장수경 기자도, 변지민 기자도, 조윤영 기자도 독자의 얼굴을 마주 보고 독자의 육성을 들었습니다. 기자와 독자가 서로의 ‘실체’를 확인한 순간, ‘2018 한겨레21 #독자와 함께’ 행사에서였습니다. 11월 9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 온’에서 열린 행사의 주요 장면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장면 1 류편의 편지
2018 다시 보는 <한겨레21> 표지를 설명하는 류이근 편집장

2018 다시 보는 <한겨레21> 표지를 설명하는 류이근 편집장

“독자님, 안녕하세요. 편집장 류이근입니다.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21 뉴스룸에 있는 기자들이 여러분 앞에 마주 앉습니다. 좀 늦게 오셔도, 가족과 함께 재미 삼아 오셔도 좋습니다. 21의 주인은 독자입니다. 주신 사랑에 비해 그동안 너무 소홀했습니다. 이제 열린 뉴스룸을 지향하겠습니다. 더 많이 만나겠습니다. 더 많이 듣겠습니다. 더 많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월 5일 류이근 편집장(류편)이 쓴 장문의 편지가 독자들의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송됐습니다. ‘#독자와 함께’ 행사를 공지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참석을 신청하신 독자는 10여 명, 류편은 정기구독 2년 이상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띄우기로 결정합니다. 절절한 메시지에 100여 분이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따뜻한 지지와 응원으로 응답해주셨습니다. ‘#독자와 함께 지역행사’의 필요성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기구독자 행사에 응원의 마음만 보냅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직장인이라 참여가 어렵네요. 종신 팬 하기로 했으니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을 기대합니다.”“지역 정기구독자나 저와 같은 직장맘은 평일은 마음이 있어도 참여가 어렵지 않을까요? 일회성으로 끝나지 마시고 분기당 한 번이라도 지속적으로 계획해보시면 어떨지요.”

“여긴 대전이라서 참석을 못 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응원합니다. 설득력이 없어서 노력해도 독자 늘리기가 안 돼 죄송합니다. 부디 힘내셔서 잘 이겨내시길 빕니다.”

장면 2 신스틸러 이승준 기자 아들 호영이
이승준 기자와 그의 아들 이호영군.

이승준 기자와 그의 아들 이호영군.

기자들은 물론 이 속한 부서 출판국의 직원들까지 총출동한 ‘#독자와 함께’는 예상치 못한 일이 많았습니다.

뉴스룸의 기둥 이춘재 기자의 이름표는 물론 참여 신청을 진즉에 한 독자편집위원(독편) 박국태 선생님의 이름표가 없어졌고, 경품 추첨에서는 독자들한테 주지 않은 70번대 이상의 번호가 자꾸 호명돼 김이 새기도 했지요. 예상치 못한 ‘좋은 일’도 많았습니다. 문화공간 온의 이경애 운영실장님이 장담한 대로 경남 통영에서 공수한 질 좋은 굴로 만든 매생이굴떡국은 정말 반응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했던 신스틸러가있었으니, 바로 이승준 기자의 아들 이호영(4) 군이었지요. “아빠랑 가면 진짜 재미있는 거 있다”는 말을 믿고 따라온 호영이는 문화공간 온에 입성하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으나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아빠 손을 잡고 독자들에게 같이 인사할 때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는데요, 이후 반전. 한켠에 앉아 애니메이션 을 시청하기 시작한 그는 인사만 하고 일찍 자리를 뜨려던 아빠를 눌러앉히고 무려 2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독자와 함께’에는 이승준 기자처럼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와 함께 오신 독자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빠와 함께 온 초등학생 아이가 건너편의 할아버지 독자를 만나 세대를 초월한 ‘친목’(?)을 경험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공계를 졸업하고 기자가 되려는 자녀와 함께 오신 독자님도 있었는데요, 이 자녀는 변지민 기자에게 “화학과를 전공했는데 사회부 기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장면 3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엔 참여 신청을 해주신 독자들께 미리 메시지를 보내 자유 발언 신청을 받았고, 모두 여섯 분의 독자께서 연단에 서서 인사말을 하셨습니다. 권태호 출판국장과 류이근 편집장에 이어 독자 대표로 인사말을 해주신 김은우 선생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내와 함께 참석해주신 김진학 선생님, 신문 + + 한겨레 3종 패키지를 구독하고 계신 권기전 선생님(2009년 퀴즈큰잔치에서 1등을 해 경품으로 모닝을 타셨다는데, 이날도 경품 추첨에 당첨되셨습니다!)도 감사합니다.

“자유 발언 그냥 쓰라고 해서 썼는데, 호명해서 당황스럽다. 강원도에서 교사를 하고 있고, 한겨레 창간 때부터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하고 봐왔다. 부인이 끊자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다. 딸이 영화평론 공부하는데, 기자 시험 볼 때 구독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 않나. (웃음) 나중에 내 딸이 여기 기자들과 한자리에 서 있게 되면 좋겠다.”(박준규 독자)장면 4 특별한 특별 게스트
(왼쪽부터)김완 한겨레 기자, 김소민 칼럼니스트

(왼쪽부터)김완 한겨레 기자, 김소민 칼럼니스트

취재·사진 기자들이 차례로 독자들 앞에 서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다음번에는 기자 소개 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은 피드백이 많았거든요. 다음 행사 때는 기자와 독자가 진짜 소통하는 묘안을 짜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가 기자님들 궁금해서 간 것도 있지만 기자 소개가 너무 길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테이블에 앉은 독자들은 듣기만 하는 입장이었고요. 저는 기자님들이 궁금한 것도 있었지만 함께하는 독자들이 어떤 분인가 궁금한 것도 있었거든요. 소개를 좀 짧게 하고, 기자들과 혹은 테이블에 같이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좀더 길게 했으면 어떨까 싶어요.”

깜짝 손님도 있었습니다. 바로 의 대표 칼럼니스트 ‘김소민의 아무거나’의 김소민과 이 낳은 스타 기자 김완이었죠. 한겨레 기자이기도 했던 김소민 칼럼니스트는 “쓸 거리가 없어서 죽겠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달라”고 읍소했고, 김완 기자는 “에 있었으면 앰프(확성기) 만지고 사회 보고 내가 다 할 일이었다”며 옛정을 표출했습니다.

장면 5 경품 추첨, 미다스의 손

이번 행사에서 가장 시끌벅적했던 순서는 ‘경품 추첨’이었습니다. 농협 한삼인의 녹용홍삼 열두 상자, 아름다운커피 네 상자를 놓고 열띤 호명이 이어졌습니다. 독편 오프라인 모임 2회 개근에 빛나는 김나윤 독자께서 첫 타자로 뽑아주셨는데,나중엔 본인이 당첨되는 기적 같은 일이 있었지요. 자기 번호를 자기가 뽑는 쾌거도 있었는데, 바로 독편 카톡방의 닉네임‘새로운 출발’ 박국태 독자님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쾌거는 이어졌습니다. 최연소 독편 황준서군과 또 함께 온 시사 토론 동아리 회원들 중 한 명도 경품에 당첨됐지요.

개헌에 대한 말씀 중에 시간 관계상 부득이 말씀을 줄여야 했던 배동인 독자께서 당첨되셨을 때가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답니다. 물론 부익부 빈익빈이랄까요, 박국태님이 앉으신 테이블에서는 무려 네 분의 당첨자가 나왔으나 류편이 앉은 테이블에서는 당첨자가 ‘0명’이 되는 일도 있었죠. 권태호 출판국장은 이날 연단 뒤쪽에 수줍게 늘어선 녹용홍삼 세트와 커피 상자를 보며 “이럴 줄 알았으면, 선물을 좀 더 많이 준비할 걸 그랬다”고 아쉬워했는데요, 그래도 참여해주신 독자들이나 기자들이나 왁자지껄 함께 웃고 박수 치며 동질감을 느낀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자들의 뉴스룸은 독자들 속에서 뉴스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장면 6 ‘#독자와 함께’의 진보

사실 이날 행사에 빠진 식순이 있습니다. 류편이 준비한 ‘2019 미리 보는 한겨레21’ 코너였지요. 내년에 뉴스룸이 선보일 기획 아이템을 소개하려고 했으나 경품 추첨의 열기에 압도되고 기념사진 촬영에 급급한 나머지 류편의 순서가 홀라당 날아가 버렸습니다. 동물복지, 난민과 함께, 교육 불평등, ‘위안부’ 등 뉴스룸에서 준비하는 아이템에 대한 설명과 독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어찌 보면 ‘뉴스 커뮤니티’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순서였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 밖에도 독자들께서 고생한 기자들 생각해서 애정으로 눈감아준 점이 많을 줄 압니다.

대구에서 오셨다는 한 독자께서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를 붙잡아 “다음에는 명찰을 달지 말고 테이블에 이름표를 세우자. 그럼 이름을 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죠.

2018년은 독자와 뉴스룸이 문자로 소통하고, 카톡으로 소통하고, 만나서 소통하는 ‘독편3.0’이 출범한 원년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은 어쩌면 실험이었고 도전이었는데요, 2019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진보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편 ‘아샤’께서 행사가 끝난 뒤 독편카톡방에 이런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뉴스룸은 고독하지 않습니다. #독자와 함께입니다.

“이번엔 행사가 처음이라 그랬지만 다음에 이런 행사를 한다면 독자들과 기획단을 꾸려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기획단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기획회의 한두 번 하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지 같이 논의하면 좋을 것 같아요. 테이블에서 얘기를 나눠보니 다양한 능력을 가진 독자가 많아서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나눠주실 분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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