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혜경 제공
울산 함월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19년차 여혜경(41) 선생님은 독자가… 아니다.(?!) 2000년 초임 교사 시절 을 구독하긴 했다. 하지만 후원이 필요한 여러 단체에 이 밀렸다. 그는 자연스레 작별을 고했다. 언젠가 돌아올 휴면계정, 아니 ‘휴면독자’라고 해두자. 휴면상태는 여 선생님이 5월31일 쪽으로 전화를 걸어오면서 다시 활성화됐다. ‘평화여 어서 오라’는 문구와 함께 잡지 표지 앞뒤를 털어 남북 정상이 손을 내미는 사진을 담은 제1210호 표지가 인상적이라 원본 이미지를 구한다는 요청이었다. ‘저희가 온라인에 PDF 파일을 무료로 배포했는데…’라는 말을 꺼내려던 나는 그의 ‘큰 그림’에 말을 삼켜야 했다. “학생들과 그 사진에 ‘평화야 함께 가자’라는 글을 넣어 펼침막을 만들려는데 이미지 용량이 커야 한다네요.”
6월6일 결과물이 전자우편으로 왔다. 여 선생님이 담당하는 학내 동아리 ‘추적 50분’에서 6월5일 진행한 ‘통일 캠페인’ 사진이었다. 사진 속 선생님과 학생들의 웃음꽃을 보고 바로 전화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계기 교육을 맡고 있다. 원래 5~6월에 통일 교육을 하게 돼 있다. 보통 형식적으로 하는데, 내 담당인 학내 동아리 ‘추적 50분’에서 이번엔 제대로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전부터 통일 찬반투표 등을 해왔는데 이번에 펼침막을 만들어 인증사진을 찍자고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북한 관련 퀴즈 맞히기’ ‘수학여행 가고 싶은 북한 지역 스티커 투표’ 등도 했다.
지난해 만든 학내 동아리다. 소방관, 사회복지사, 경찰관 등을 꿈꾸며 공익이나 사회정의에 관심 많은 친구 19명이 참여한다. 동아리 이름은 방송 을 패러디했다. 수업 시간이 50분이니까…. 그냥 내가 툭 던진 건데 아이들이 좋다고 해서. (웃음)
지난해 탈북 학생이 학교에 왔다. 우리 동아리에도 들어왔다. 밝고 개방적인 학생이라 친구들 앞에서 ‘남쪽 학생들이 잘 모르는 북한’을 주제로 자주 이야기했다. 2년 전에 통일 찬반투표를 하면 반대가 많았다. 그런데 그 친구의 영향으로 지난해 투표부터 찬성 의견이 많아졌다. “친구의 고향에 가고 싶다” “북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학생들이 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통일만 한 게 아니라 ‘청소년 참정권’ ‘#미투와 #위드유’ ‘다문화’ 등의 주제로도 캠페인을 했다. 투표 체험 코너를 만든 청소년 참정권 캠페인도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
사범대를 갔으니까. (웃음) 사실 학창 시절에 학교가 좋았다. (정말로?) 학교 가면 선생님도 있고 친구도 있고… 학교라는 공간이 그냥 좋았다. 그렇다보니 교사를 하게 됐고, 좋아하는 역사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교실 밖 업무에 에너지를 소진하는 일이 많다. 오직 교실과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화야 함께 가자’라는 글이 현실화하는 거 아닌가.
종전 선언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번에 할 수도 있겠다는 낙관적 기대가 생긴다.
대학 때 읽은 책 중에 이 구절이 기억난다. “판사가 올바르게 판결하고, 교사가 진실을 가르치고, 기자가 현실을 제대로 보도하면 이 사회는 정의롭다.” 이 말로 대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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