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반가운 택배가 도착했다. 묵직했다. 전래동화 전집 40권이 가지런하다. 수신처는 ‘ 창간 23돌 행사 담당자 앞’. 오는 4월1일 예정된 도서 플리마켓을 위해 흔쾌히 책을 기부한 강애 독자에게 전화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그는 점심시간을 무려(!) 30분 할애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강애 제공
아이들이 다 커서 읽지 않게 된 책들이 있었다. 어디에 기부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만리재에서’ 옆에 있는 도서 플리마켓 광고를 봤다. 1020세대에게 을 무료 구독하게 해준다는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면 좋겠다 싶었다. 다른 책도 더 있는데…. 전집이 포장하기 쉽더라. (웃음)
자녀들은 요즘 어떤 책을 읽나.첫째가 초등학교 6학년, 둘째가 5학년인데 책 자체를 아예 안 읽게 되더라. 인터넷과 게임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얼마 전 인터넷을 끊어버렸다. 인터넷을 안 하며 살 수 없는 세상이지만 다른 활동 시간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첫날에는 힘들어했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종이책을 읽기 시작했다. 생활의 균형을 찾게 되면 인터넷을 다시 연결할 것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을 구독하셨다.누구한테 선물받으셨나. 내가 나에게 선물했다. (웃음) 을 좋아하지만 정기구독을 한 적은 없다. 어느 날 카카오톡 광고를 봤는데 할인률이 높더라. 그래서 질렀다. 현재 과 과학 월간지 을 정기구독한다. 은 남편의 선택이다. 내가 좋아하는 을 구독하기로 결정한 뒤, 남편에게도 평소 좋아하는 잡지를 정기구독하라고 제안했다.
부부 평등을 추구하는 것인가. (웃음) 에서 어떤 기사를 좋아하나.팟캐스트를 많이 듣는다. 와 에 출연한 송채경화 기자를 좋아한다. 그가 예전에 연재한 육아칼럼 ‘모성애 탐구생활’이 무척 와닿았다. ‘만리재에서’도 즐겨 읽는다. 최근에는 병원 청소노동자 기사도 좋았다(제1152호 ‘화학세제 ‘독’ 안에 든 병원 청소노동자’ 참조). 사회적 약자를 인터뷰한 기사들이 좋다. ‘을’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면 좋겠다.
관심 있는 주제는.거리에서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내가 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사회복지제도를 활용해 무료 치료를 받는 노인들을 보는데, 내 착각일 수 있지만 간혹 부유층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복지제도가 잘 짜여서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아쉬운 점, 바라는 점이 있다면.아이들이 볼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꾸준히 나오면 좋겠다. 만화 ‘모두가 래퍼’를 꼬박꼬박 챙겨봤다. 만화, 만평, 그림, 사진이 다른 텍스트 기사와 균형을 맞춰 골고루 들어가면 좋겠다. 한 권에서 글과 함께 시각적 요소를 담은 기사들이 최상의 균형을 이루면 좋겠다.
‘모두가 래퍼’는 연재가 끝났다.그럼 다른 쌈박한 만화 기획이 시작됐으면!
강씨는 “을 더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며 근무하는 병원에 을 가져가 “일부러 펼쳐둔다”고 했다. 정기구독을 이어가는 이유는 하나다. “가끔 이 망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될 때가 있다. 그래서 정기구독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잘됐으면 좋겠다. 힘있는 이 되면 좋겠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 인기기사
“계엄날 윤석열한테 술 냄새…군사경찰이 분명히 맡았다고 해”
[속보] 경찰, 이상민 자택 압수수색…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
“김건희·명태균 ‘48분 통화’…공천으로 다퉜기에 정확히 기억”
명태균 “황금폰 때문에 검찰이 수사 조작” 주장하다 법정서 쫓겨나
명태균 수사 중앙지검 이송…윤석열 부부 공천개입 의혹 초점
NYT “설리, 구하라 이어 김새론…죽음으로 내모는 압박 직면”
김경수, 유승민·심상정에 사과…‘문정부 입각 제안’ 발언 번복
[속보] 검찰 특수본, 국방부 국회협력단 압수수색…‘내란 동조’ 의혹
[단독] 윤석열 ‘빨간날’ 변호인 접견, 조주빈 일당 이후 처음
캐나다서 여객기 뒤집힌 채 착륙…탑승 80명 중 최소 15명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