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9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천 일째 되는 날이다. 은 1월8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세월호 참사, 그 천일동안’이란 제목의 공개방송을 연다. 정기독자 커뮤니티 페이스북 ‘21cm’에 공개방송을 현장에서 함께할 독자 5명을 선착순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띠리링~. 30분 만에 첫 번째 댓글이 달렸다. ‘살짝 손 들어봅니다.’ 이동렬(34)씨였다. 이씨는 5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2월 말에 1차 시험을 앞두고 있다. 공부로 한창 바쁜, 인생에 중요한 시기이지만 세월호 문제만큼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시험 앞두고 마음의 여유가 없을 텐데, 방청 신청까지 하다니 대단하다.
(멋쩍게 웃으며) 일요일 몇 시간 빼는 것 정도는 괜찮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4월16일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 있었는데, 부모님이 찾아오셔서 같이 식사하다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구조 중이라고 하기에 ‘다행이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더라. 구조했다더니? 구조했다면서? 이게 뭐지? 공무원이랑 해경은 일을 하는 건가?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시험 공부하고 있나’ 자괴감이 들더라.
세월호 문제에 계속 관심이 많았나.아무래도 공부한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건 사실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진 못했지만, 관심은 꾸준히 갖고 있었다. 요즘 촛불집회에서 꼬맹이들이 나와 세월호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세월호 참사 때 공무원들을 지켜보는 느낌이 남달랐겠다.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나.아버지가 공무원이셨다. 내가 공무원으로서 이거 하나는 했구나, 이런 자부심을 느껴보고 싶다. 국토교통부 공무원이 되어, 취약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밖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드는 게 꿈이다. 옛날식으로 보면 고속도로 놓는 일인데,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교통이 불편한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방에 사는 다음 세대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은 언제부터 구독했나.처음 접한 건 대학교 다닐 때였다. 졸업 뒤엔 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1년 전쯤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다른 시사주간지들과 비교해봤는데, 아무래도 이 주제가 다양하고 관심 갖지 못한 부분을 탁탁 짚어주는 것 같아 선택했다.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나.고 백남기 농민 기사를 집중적으로 봤다. 대학 때 법학을 전공해서 법의학에도 관심이 많다.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가 끝까지 ‘병사’라고 주장하는 기사를 읽으면서 자주 ‘욱’했다. ‘만리재에서’를 읽으면 해당 잡지의 전체적인 논조가 잡히는 느낌이라 즐겨 본다.
공부하느라 기사 읽기도 쉽지 않을 듯한데.
최근에는 많이 못 보고 있다. 차례 훑어보고 관심 있는 기사만 들춰보는 수준이다. 그런데 독자 인터뷰 요청이 와서 걱정 많이 했다. 하하.
에 바라는 점은.비판할 때는 좀더 확실하게, 날카롭게 각을 세워줬으면 좋겠다. 무미건조하고 희멀건 방송들 가운데서 JTBC가 날을 세우는 것처럼 도 좀더 날을 세워 비판해줬으면 한다. 신문 지면에 와 같은 주제의 사설을 비교해 싣는 식으로, 진보-보수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는 기사 꼭지를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정기독자 커뮤니티 ‘21cm’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에 강제 구인될 가능성은 없을까요?’라는 질문을 올린 적이 있다. 정환봉 기자의 설명 글이 도움이 됐나.정환봉 기자의 설명은 재밌게 잘 봤다. 우편 발송된 이 우편함에서 사라졌을 때 ‘21cm’에 올리면 바로바로 확인해줘서 좋다. 다른 독자들과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세월호 1천 일을 맞아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3년 넘게 계속 싸워오셨는데,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계시니까 우리도 힘을 낼 수 있는 거다. 이제 시작이니까,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끝날 때까지는 항상 마음으로라도 함께하고 싶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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