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지난 ‘설 퀴즈대잔치 응모’ 엽서에서 ‘즐겨 보는 칼럼’이 무엇인지 물었다. 예시돼 있지 않은 꼭지명을 직접 써넣은 독자가 있었다. 신정애(25)씨는 “심보선 시인님의 기고문”(노 땡큐!)이라 적고 √표시를 했다. 그는 문학도였다. 시를 쓰는데 전공은 미술이다. 이 알쏭달쏭한 독자는 ‘1020 캠페인’을 통해 을 받아보고 있었다. 은 지난해부터 10~20대 학생들의 토론과 글쓰기를 돕기 위해 1년 무료 구독(학급·동아리·모임 등 대상)을 지원해오고 있다. 그는 성균관대 문학동아리 ‘진달래문학회’ 이름으로 을 읽는다. 지난해까지 문학회 회장이었다.
신정애 제공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복도에 비치된 을 읽다가 캠페인 광고를 봤다. 지원했더니 당장 보내주셨다. 학우들 모두 감사해하고 있다.
모르고 지나칠 뻔한 이슈를 만날 때마다 토론하는 계기가 된다. 최근엔 시리아 난민과 영화 기사를 읽고 의견을 나눴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글이 누군가에게 들어간 뒤엔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을 읽고 매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내가 기획책임을 맡아 문학회 회지를 만들게 됐다. 베를리너판으로 8면을 찍는다. 곧 3호가 나온다. 학회지 제작은 이 나를 행동하게 한 결과다.
2~3년 전 학교에서 너무 촌스러워 인상적인 대자보 하나를 봤다. 요즘 대자보는 그래픽을 곁들여 스펙터클하게 만드는데, 검정색 유성펜 하나로 글자만 써넣은 대자보였다. 누가 첨단의 기계를 쓰든 말든 상관 않고 액정이 거미줄처럼 깨진 휴대전화를 고집하는 것 같았다. 너무 신기해서 대자보의 출처인 문학회를 찾아갔다.
잡식이다. 신문기사처럼 써보기도 하고, 학우들끼리 릴레이 소설을 써보기도 한다. 한 선배는 디아스포라 문학에 관심이 많아 서울 대림역 근처의 중국 동포들을 취재해 소설을 쓰기도 했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 어떤 문학을 해야 할진 아직 탐색 중이다. 그림이 모두 담지 못하는 사회의 문제를 문자가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지와 물체, 문학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중국 동포 노동자나 지구 반대편의 난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은 당사자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문제다. 사람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문학의 이름으로 어떻게 대결해나갈지 고민하겠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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