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단박인터뷰 대상자는 지난 3월 ‘창간 21주년 기념 퀴즈큰잔치’에서 상품 스마트폰에 당첨된 정민경(26)씨다. 원래 10여 분이면 끝나는 단박인터뷰인데, 정씨는 9년 동안 본 비평과 함께 그가 사는 대구 지역의 민심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와 4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스마트폰을 선물로 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서 을 사랑하는 독자와 만나 즐거웠다.
어머니 휴대전화 액정이 고장나서 드렸다. 나는 통신사 노예 계약에 묶여 있어서. (웃음) 배송이 늦다보니 당첨된 사실을 알기도 전에 상품이 와서 깜짝 놀랐다. 고맙다.
독자엽서 사연에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정기구독을 한다”는 말에 민경씨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권유로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어서 대학에 입학한 뒤로는 학원 강사도 하고 빵집에서 아르바이트해 모은 돈으로 정기구독을 했다. 을 보며 다른 세상을 만났다. 올해도 고객센터에서 구독 연장 전화가 왔는데, 돈이 없어서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 구독료를 냈다.
우리가 더 고맙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두 달 뒤 공무원시험을 치른다. 일반직으로 준비 중인데 나중엔 사회복지 지원 쪽을 해보고 싶다.
지하철에선 잡지를 반으로 접어 읽는다고 했다.나는 봉변을 당한 적이 없는데 언젠가 지하철에서 젊은이들이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옆에서 듣던 어르신이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호통치는 것을 봤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읽을 때면 주위가 신경 쓰이기도 한다.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많다. 박 대통령이 소통을 안 하고 메르스 같은 것에 잘 대응하지 못해도, 이쪽 어르신들은 ‘비판하는 사람들이 흔드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 남편이 없다고 흔드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분들도 있다. 내 친구 아버지는 대선 때 이명박·박근혜를 찍었지만 이제는 지지하지 않는다. 그동안 대구는 양극화도 심하고 공장 같은 생산 기반이 없어서 먹고살기 어려워 이념보다 지역을 먹여살릴 이를 뽑았다. 그런데 막상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을 봤는데 아쉬운 점은 없나.‘바글바글’을 보며 개그드립(재미있는 애드리브) 치는 것을 좋아했다. 요즘은 그런 게 빠져서 아쉽다. ‘만리재에서’도 요즘 무거워졌다. 레드면에 ‘어디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다’는 기사가 나오면 지역에 있는 나는 접근할 수 없어서 재미가 없다. 문화 기사를 신경 써달라. 문화 기사를 읽기 위해 어려운 경제·국제 기사를 힘겹게 읽고 지나간다. 개그와 드립이 더 필요하다!
우리가 좀 올드한 것 인정한다(^^;;).‘아, 이렇구나’ 하는 신선한 시각이나 정보 기사에도 눈길이 많이 간다. 최근 이주노동자들이 만든 반찬이 밥상에 오른다는 기사가 특히 기억난다. ‘고공21’도 감정을 이입하며 읽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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